신하늘 < 시노조익 마케팅이사 >

1980년대 반짝 베스트셀러였던 "인간시장"에는 장총찬이란 캐릭터가 등장한다.

소설이 옛 설화 속에 나오는 권선징악의 스토리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단편적인 구성임에도 "나" 대신 나쁜 무리들을 혼내주는 장총찬의 통쾌함은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장총찬의 인기 비결은 단순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였다.

이런 유형의 캐릭터가 바로 요즘의 "아바타"로 게임에서 나를 대신해 상대를 무찌르고 종횡무진 적진을 누비는 주인공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게임의 구성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적 또는 나쁜 무리들이 정해진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스타크래프트''에 나오는 3가지 종족과 게임의 구성만 봐도 그렇다.

대중적 게임 시나리오라 하더라도 복잡 다원화된 시대 정신과 당시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산업은 희로애락과 새디즘적 숨은 욕구의 대리만족 및 정보통신 인프라와 연계되면서 21세기에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게임''은 더 이상 향락산업이 아니다.

그와는 정반대로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 영역파괴 =황금알을 낳는 게임산업은 앞으로 장르를 통합하거나 신장르를 계속 개척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통합의 움직임은 점점 거세져 플랫폼까지도 합쳐질 전망이다.

이는 문화통합 현상과 맞물린 게임엔진의 통합 공용화를 뜻한다.

예를 들어 가정용 게임기, 네트워크PC, 양방향TV, 모바일 등의 플랫폼이 통합될 것이다.

벌써부터 가전제품과 인터넷PC를 통합해 상품화하려는 시도가 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된 비디오게임 단말기에 DVD기능과 네트워크 기능이 내장된 점 등도 이런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디지털 영화, 인터넷TV, 디지털 애니메이션, 캐릭터, 인터넷, 광고 시장 등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문화 콘텐츠들의 영역 파괴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게임산업은 게임, 영화, 만화 등의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고 통합된 형태로 이용자의 음성과 동작, 생각에 따라 시나리오가 바뀌는 게임 영화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게임영화 속에 원하는 캐릭터 중 하나를 설정하면 그 캐릭터 대신에 자신이 직접 빨려 들어가 직간접 체험으로써 참여하게 되는 가상 현실체험도 등장할 것이다.

어쩌면 인간 유전자와 관련된 게놈 프로젝트와 맞물려 실제와 분간하기 어려운 가상게임 세계가 우리에게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 1318세대의 실버타운 =586세대(차세대 컴퓨터 세대) 또는 1318세대(지금 나이 13∼18살 세대)가 지금으로부터 50여 년쯤 지나 황금빛 노년이 되는 날에는 보다 발달한 실버타운이 형성될 게 분명하다.

지금의 PC방이나 인터넷 카페 같은 곳이 더욱 발전돼 복지 차원의 ''첨단 어뮤즈먼트 게임숍''이 생겨나고 각 가정용 ''멀티 네트워크 미디어 게임기''와 같은 첨단 도구를 사용하는 노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지금의 10대들은 노년이 돼서도 애완용 로봇이나 말벗을 해 주는 인간 대리용 사이보그와 함께 기본 설정 메뉴에서 자신이 설정하거나 수정한 시나리오를 선택,첨단 게임 영화등을 즐길 것이다.

상상 속에서 수시로 바꿀 수 있는 미인 사이버 인간과 함께 오감을 느끼고 접할 수 있는 애정 게임영화 속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다.

상상만 하면 자신의 기억력과 뇌파 등으로 체크돼 자신의 과거인 젊은 세대로 돌아가거나 첫 사랑을 다시 만나서 사랑의 애정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사별한 배우자와도 다시 만나 신혼으로 돌아가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 때도 사회적 문제들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어떠한 형태로든 이에 대한 교육과 인간적 대응이 뒤따를 것이다.

다만 그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결국 인류의 휴머니즘이 대주제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모든 게임의 궁극적 주제도 휴머니즘에서 비롯되거나 귀착점이 될 것이란 얘기다.

미래 게임의 발전과 변화도 결국은 인간이 창조하고 이용해 나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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