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는 연 8백만명을 웃도는 관람객으로 붐비는 한국의 대표적인 놀이공원이다.

하루평균 2만명이 이 곳을 찾고 있는 셈이다.

관람객은 특히 주말과 공휴일에 몰린다.

주말과 공휴일 장사를 못하면 한해 장사를 기약할수 없는 구조다.

장마철 처럼 날씨가 급변하는 시즌에는 웃고 울 수 밖에 없다.

변화무쌍한 날씨는 마케팅 외부환경중에서도 특히 큰 영향을 미쳐 입장객 감소는 물론 경영수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요인이다.

맑은 날과 비오는 날 주말의 입장객 추이를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지난98년 4월11일 맑은 토요일의 입장객은 4만2천4백22명이었다.

한해뒤인 99년 4월10일 비가 내린 토요일의 입장객은 1만5천8백85명.비 때문에 무려 63%의 관람객수가 줄었다는 얘기다.

관람객 자연증가분까지 포함하면 비로 인한 피해는 더욱 커진다.

비만 오면 풀이 죽는 이유가 다른 데 있는게 아니다.

에버랜드는 이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했다.

날씨 변화를 "두려워하기 보다 즐기는"쪽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지난99년 날씨보험에 들어 안전장치를 해두었다.

4~6월 주말과 휴일에 서울 기상청발표 서울지역기준 1mm 이상 비가 온 탓에 매출이 급격히 줄면 최근 3년 평균매출액의 70%를 보상해준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지역 강수량을 보상기준으로 삼은 것은 에버랜드가 있는 용인지역에 비가 안와도 서울에 비가 내리면 관람객이 줄어드는 경험 법칙을 감안한 것이었다.

약정된 매출보상금을 받는 경우도 적지않았다.

에버랜드는 이처럼 날씨요인을 적극 이용,관람객을 끌어들이는 적극적인 마케팅기법을 도입했다.

이와함께 관람객들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자연스레 참여해 즐길수 있는 독특한 상품 및 이벤트개발에 주력했다.

날씨로 인한 환경변화를 그대로 인정하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탄력적인 마케팅기법을 구사함으로써 관람객을 극대화하고 경영효율을 꾀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레인마케팅"이다.

지난해 6,7월의 레인보우페스티벌은 장마 비를 관광상품으로 바꾸어버린 대표적 사례다.

이 기간동안 에버랜드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빨강 파랑 노랑등 무지개를 나타내는 7가지 색깔의 우산중 하나를 주었다.

특히 연인들에게는 빨강과 노랑으로 디자인한 우산을 빌려주고 색깔에 따라 다른 혜택을 제공했다.

연인용 우산을 대여 받은 커플은 우주관람차를 무료로 이용하며 주황색 우산의 주인공은 우주탐험,노랑색은 물개쇼,초록색은 지구마을을 무료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또 "무지개 속에서 춤을""스타와 함께 거리산책을""아마추어 댄서콘테스트""통기타공연"등 비가 와도 즐길수 있는 이벤트로 관람객을 끌었던 것. 갑자기 비가오는 경우에 하는 "레인체크"도 주효했다.

레인체크는 관람객의 입장뒤 비가 올 경우 다음에 언제라도 에버랜드를 찾을수 있도록 재입장권을 주는 제도.관람객의 호응과 함께 에버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에버랜드는 날씨보험 재가입 여부는 미정이지만 레인마케팅 활동만큼은 장마 때가 아니라도 비가 올 때마다 실시해나갈 방침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