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의 위기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뮤추얼펀드의 규모가 2조원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운용펀드가 하나도 없는 자산운용사가 생겨났다.

30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전체 뮤추얼펀드 규모는 지난해말 2조8천3백억원에서 지난 27일 2조2천6백억원으로 새해들어서만 6천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1월말과 비교하면 무려 3조5천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그나마 한강구조조정기금을 운용하는 스커더캠퍼의 자산 7천억원을 제외하면 1조5천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월드에셋과 마이애셋 등 2개 자산운용사는 펀드운용자산이 제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에셋은 지난 18일 ''그랜드슬램2호''를 청산함으로써 운용자산이 바닥났으며 마이애셋도 지난 11일 ''징기스칸 성장형펀드''를 청산한 이래 자금을 모으지 못했다.

미래에셋 마이다스에셋 KTB자산운용 SEI에셋코리아 등을 제외한 다른 자산운용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 27일 현재 각 자산운용사가 운용중인 뮤추얼펀드는 △그린에셋 1백70억원 △맥쿼리-아이엠엠 88억원 △유리자산운용 5백72억원 △리젠트자산운용 55억원 등에 불과하다.

미래에셋이나 마이다스에셋 등도 올 상반기 중 뮤추얼펀드의 만기가 도래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운용자산 고갈을 해소하기 위해 개방형 뮤추얼펀드 판매를 준비하고 있으나 주가 수준이 낮아 대규모 자금모집은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자산운용사들은 투신운용사와 마찬가지로 MMF(머니마켓펀드)나 수익증권을 취급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주식시장이 침체되더라도 최소한의 운용자산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허용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