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시 행정부의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가 ''햇볕정책''이란 용어의 부적절성을 제기하고 오는 3월로 예정된 김대중 대통령의 미국방문을 실무방문(working visit)으로 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아미티지 내정자는 지난 19일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민주당 한화갑 최고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햇볕정책(sunshine policy)보다는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이라는 용어가 타당하다"고 말했다고 동석했던 고려대 함성득 교수가 전했다.

아미티지 내정자는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전에 이른 시일내 한.미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김 대통령의 방미형식이) 국빈방문(state visit)이 아닌 ''실무방문''이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와관련, 한화갑 위원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아미티지가 ''햇볕정책''이라는 말을 쓰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도대로 되는 측면이 있으니 포용정책이라고 말하는게 좋겠다고 말했지만 큰 의미가 담긴 얘기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 위원은 ''실무방문''에 대해서도 "아미티지가 국빈방문은 준비기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실무방문으로 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도 이날 논평을 통해 "아미티지 내정자의 햇볕정책과 관련한 발언은 담소과정에서 나온 개인적 소견일뿐 미국의 정책기조로 볼 수 없다"며 "이같은 보도는 한.미 우호협력관계나 대북정책 공조유지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재창.김현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