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믿음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시대를 지나면서 나는 이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모두가 허둥대던 그 때 내게 힘이 되어 준 책은 ''크레더빌러티(Credibility)''(제임스 쿠즈·배리 포스너 지음,도서출판 다은,1994년)였다.

무한경쟁시대에 들어서면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리엔지니어링이나 다운사이징,벤치마킹 등 혁신적인 경영기법들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는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에게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연구와 각계 리더들의 인터뷰를 통해 리더십의 본질이 신뢰성에 있음을 밝혀 리더가 어떻게 구성원의 신뢰와 믿음을 얻는가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여섯가지 신뢰성 원칙은 조직과 구성원의 리더로서 새겨 둘 내용이 많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이 책을 곁에 두고 있다.

여섯가지 신뢰성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아를 발견하라.

성공적인 리더가 되는 비결은 자기자신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둘째 구성원을 파악하라.

유능한 인재를 고용하고 사원들의 인격이 고루 존중되는 기업문화를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공동의 가치를 찾아라.

신뢰받는 리더는 구성원의 다양성과 공동의 가치를 함께 중시한다.

넷째 능력을 키워라.

구성원들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섯째 목적을 위해 봉사하라.

사리사욕보다 공동의 가치와 규범에 따라 생활함으로써 구성원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라.

여섯째 희망을 버리지 말라.

리더의 근본적인 목적과 존재 이유는 다른 사람들의 삶의 지평을 넓혀주는 데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리더로서의 역할 특히 구성원과의 신뢰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구성원들이 원하는 리더는 서비스 정신을 신봉하고 그들의 기여와 지식을 진심으로 존중해 주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 것은 결코 리더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이 원하는 진정한 리더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리더와 구성원 모두가 함께 책임을 분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구성원들이 리더의 원대한 비전과 용기있는 확신을 필요로 하듯 리더 역시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도움과 이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저 유능한 관리자에 그치지 않고 신뢰받는 리더로 도약하려는 사람들에게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크레더빌러티''는 어려운 시기에 내 눈을 밝혀주고 ''지금은 개인이 아닌 팀,기법이 아닌 마음이 중시되는 시대''임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