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신보험 개척자 ''최석진'' 한국 푸르덴셜생명 회장 ]

"앞으로도 종신보험 하나에만 집중해 2004년까지 보유계약건수 60만건,보유계약액 65조원의 중대형 생명보험사로 키워 나가겠습니다".

저축성보험이 주종을 이루던 90년대초 한국에 종신보험을 들여와 "종신보험 개척자"로 불리는 한국 푸르덴셜생명의 최석진 회장(62,미국명:제임스 최 스팩만)은 새해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종신보험이란 자살과 같이 특별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사망 이유와 시기에 관계없이 무조건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종신보험으로 대표되는 보장성보험이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설계사를 통한 종신보험 판매에만 전력해 차근차근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겠다"며 "무리한 외형확장을 위해 다른 생보사를 인수한다거나 타 업종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푸르덴셜은 본사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한국에 대형종합금융그룹을 만드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올해내로 메리츠증권과 제일투자신탁 외에 한국에 대한 투자가 더 있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올해 설계사를 2백여명 확충하는 등 외형을 키우는 것 외에도 변액보험을 비롯,2~3개의 새로운 특약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회사의 자산운용 결과에 따라 고객에게 돌려주는 보험금 규모가 달라지는 투자형 보험상품인 변액보험의 경우 3년이나 준비한 만큼 푸르덴셜의 주력상품으로 키울 방침이라고 최 회장은 소개했다.

작년부터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국내 대형 생보사들이 종신보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과 관련,그는 "종신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설계사들의 재정설계 능력과 서비스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푸르덴셜은 이부분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쉽게 시장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처럼 푸르덴셜은 설계사를 위주로 한 직접판매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차세대 판매채널로 요즘 부각되고 있는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한 보험판매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최 회장은 "종신보험은 설계사가 직접 고객과 얼굴을 맞대야 제대로된 맞춤상품이 나온다"며 "인터넷이나 전화는 설계사를 돕고 고객 서비스를 제고하는 역할에 국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에 대해서도 종신보험과 성격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대응방안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 최근 국공채 금리가 5%대로 떨어짐에 따라 자산운용전략도 다소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운용자산의 대부분을 국고채에 투자해왔지만 금리하락으로 인해 역마진이 우려된다"며 "주식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회사채도 취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부모를 일찍 잃고 16세에 미국 가정에 입양된 뒤 언어도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끊임없는 노력으로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인물.

이후 미국 체이스맨해튼은행을 거쳐 홍콩은행 한국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25년간 은행가로 경력을 쌓았다.

1993년 한국 푸르덴셜생명의 사장으로 취임한 뒤 98년 회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푸르덴셜 국제보험사업부 아시아지역 담당 책임자도 겸임하고 있다.

리타워테크놀러지스의 최유신 회장이 최 회장의 아들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