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은 26일 김종필 명예총재(JP)의 방미 ''성과''를 해명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지난 19일 워싱턴에서 있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 축하 만찬석상에서 김 명예총재가 신임 대통령의 부친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게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협조를 직접 요청했다는 자민련의 발표에 대해 동석했던 민주당 한화갑 최고위원이 부인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이다.

오장섭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외교부로 보낸 공식전문을 확인해본 결과 JP와 부시 전 대통령의 면담은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식전문은 JP를 수행했던 정진석 의원이 주미 한국대사관에 전해준 내용이어서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변웅전 대변인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무르고 있던 한화갑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경위를 확인하는 소란이 벌어졌다.

결국 한 최고위원이 "JP가 부시 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관련 얘기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JP의 뻥튀기 외교'' 발언을 뒤집었으나 당사자인 JP가 사건 전말을 얘기하기 전까지는 진실발견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관련, 한 고위당직자는 "JP와 부시 전 대통령의 면담여부가 그렇게 중요한가"라면서 "언론이나 정가에서 이를 크게 다루는 것 자체가 사대주의적 발상"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