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연구 약소국에 이어 프로테오믹스 후진국"

게노믹스,바이오인포메틱스와 함께 생명공학 3대 신기술 분야로 꼽히는 "프로테오믹스"에 대한 연구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기술종속이 우려되고 있다.

프로테오믹스(Proteomics)는 유전자 지시로 생성되는 단백질의 특성,기능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분야.

게놈프로젝트를 주도한 연구자들에 의해 차세대 핵심과제로 지목받을 만큼 프로테오믹스는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 10대 생명공학회사들은 이 분야에만 총 3조원 이상의 예산을 배정했고 독일은 이미 1백억원을 들여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아직 변변한 연구 인프라조차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프로테오믹스란=유전자(체)의 산물인 단백질들을 확인하고 이들 간의 상호작용,변형,위치 등을 포괄적으로 규명하는 연구.

이를 통해 세포내의 단백질들간의 네트워크를 규명,생명현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유전자 서열의 암호화된 정보를 해독,현실화시키는 분야다.

◆인간게놈 프로젝트와의 관계=인간유전자 지도의 완성으로 단백질 분석속도가 놀랄 만큼 빨라졌다.

연세대 프로테옴연구센터를 이끄는 백융기 교수는 "종전에는 단백질 하나의 기능을 밝히는 데 3∼1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하루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체에 있는 모든 단백질을 구성하는 유전자가 밝혀지고 이것이 데이터베이스화됨에 따라 단백질 일부만 분석해도 무슨 단백질인지 알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왜 중요한가=의학,산업분야에서 폭넓게 응용될 수 있으며 게놈과는 달리 연구결과를 특허화시킬 수 있는 등 산업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테오믹스 연구로 위암,간암,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각종 표적 단백질을 알아내면 그것을 탐지하는 진단용 단백질이나 기능을 차단하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국내외 연구현황=게놈 프로젝트를 주도한 미국 생명공학기업 셀레라사(社)는 지난해부터 1조원을 투자해 ''휴먼 프로테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일본도 지난해에 전년보다 12배 이상 늘어난 예산을 이 분야에 배정했으며 2백30억원을 들여 국립 프로테오믹스센터를 건립중이다.

반면 국내에는 프로테옴연구센터를 운영중인 연세대 외에 이렇다할 연구기관이 없으며 장비,소프트웨어,전문인력 등 연구인프라도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또 과기부의 21세기 프런티어 사업에서 지난해 프로테오믹스 분야 연구비는 전체 1백60억원 중 8% 내외였다.

백융기 교수는 "선진국도 이 분야는 초기단계여서 집중 투자할 경우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