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와 CEO(최고경영자)들은 유난히 긴 설 연휴를 ''디지털 경영구상''''해외신조류 점검''''휴식''등으로 보낼 계획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연휴 기간에 특별한 일정없이 서울 한남동 자택에 머물며 미래 사업 구상에 전념할 방침이다.

요즘 "최소한 5∼10년 이후를 대비하는 경영을 해야 한다"고 부쩍 강조하고 있는 그답게 미래 디지털 경영 환경을 다룬 국내외 서적을 탐독할 예정이다.

또 해외 선진 기업의 변신을 다룬 다큐멘터리 비디오도 챙겨뒀다고 한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도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지내기로 했다.

특별한 가족모임은 없으며 세배객도 일절 받지 않기로 했다.

내달 4일 전미자동차딜러협회 연차총회에서 세계 자동차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자동차 명예의 전당''이 수여하는 공로상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할 계획이다.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장은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금강산 관광 등 앞으로의 대북사업 구상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구본무 LG 회장도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머물며 IMT-2000 등 통신서비스 사업을 재검토하고 디지털 경영전략을 정리하는 데 설연휴를 활용할 계획이다.

포항제철 유상부 회장은 설 연휴 첫날에는 포항 및 광양제철소의 임직원들을 현장 방문,연휴 근무를 격려한 뒤 자택에서 신년 구상에 몰두키로 했다.

민영화 첫해인 새해의 경영 과제로 정보통신 및 에너지 등 신사업 분야에 적극 진출키로 한만큼 관련 분야 책과 비디오 프로그램 등을 챙겨뒀다고 한다.

연휴에도 일손을 놓지 않기로 유명한 신격호 롯데 회장은 서울 호텔롯데 34층 집무실 겸 처소에서 계속 업무를 보기로 했다.

손길승 SK회장은 지난 16일 출국,오는 28일까지 미국에 머물며 뉴욕과 LA에 있는 SK글로벌 법인 등을 둘러보고 현지 경제동향을 살펴 볼 예정이다.

한진 조양호 회장은 지난 18일 미국으로 출국,부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시애틀로 옮겨 주 거래선인 보잉사 관계자 등과 만나 항공기 부품 납품 및 항공기 매매관련 협의를 하는 등 일선 업무를 챙기기로 했다.

두산 박용오 회장은 LA 뉴욕 프랑크푸르트 등 미국및 유럽 지역 지사들을 순회하면서 주재원과 현지 직원들을 격려한다.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과 조석래 효성회장,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최태원 SK(주)회장,조동혁 한솔 부회장,박희준 삼성전자 사장, 이재웅 다음 사장,전하진 한글과컴퓨터 사장,유병선 3R소프트 사장 등은 스위스 다보스총회(25~30일)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9일 출국했다.

이들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사장등 세계 주요 IT업계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최신 IT 정보를 교환할 예정이다.

올해 다보스에서 새로 등장하는 ''반(反)세계화''논의도 재계인사들의 관심사항이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