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1960년대는 국내에 현대미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됐던 시기.

당시 국내 미술계는 앵포르멜(비정형)과 추상표현주의라는 시대적 사조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서양화는 물론이고 한국화 조각 작품까지 앵포르멜 내지는 추상표현주의 계열의 일색이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18일 개막된 ''신소장품2000''은 현대미술의 태동기라고 할 수 있는 50∼60년대 미술계의 흐름을 중심으로 현대작품 1백54점을 한 곳에 모은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작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해에 구입한 작품들이다.

서양화(80점)를 비롯해 한국화(26점) 조각(20점) 공예(28점)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화=안상철(1927~1993) 화백은 한국화에 액션 페인팅과 오브제를 최초로 도입한 작가다.

그의 대표작인 ''몽몽춘''(1961년)과 ''영62-2''(1962년)는 액자와 수묵담채라는 한국화 형식을 갖췄으면서도 암석이라는 오브제와 액션 페인팅을 가미한 혁신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얻었다.

안동숙(79)은 한국화에 추상표현주의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가 50년대에 그린 ''무제''나 민경갑 ''생잔''(1961년),송영방 ''천주지골''(1967년),서세옥 ''0번지의 황혼''(1955년) 등은 당시 유행이었던 추상표현주의 계열의 한국화다.

이응노 화백이 전통 수묵화 형태로 50년대에 제작한 ''황소'' ''묵화'' ''고향집''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서양화·조각=30여점에 달하는 서양화 조각품들은 거의 예외없이 앵포르멜과 추상표현주의 계열 작품이다.

변종하 ''샤보뎅'',김봉태 이종무 하종현 김훈의 ''무제'',장성순 ''0의 지대'',방혜자 ''빛'' 등 서양화를 비롯해 최만린 ''이브65-9'' 민복진 ''얼굴'' 이종각 ''페인트'' 등 조각품들이 이에 속한다.

◆드로잉=조각가 김종영 송영수,서양화가 김환기 박수근 장욱진 이인성 등 유명작가들이 그린 드로잉을 전시장 한 곳에 모았다.

김환기 화백이 불투명수채화로 그린 ''무제''(1960년대초)를 비롯해 이인성 ''세발자전거''(연대미상),장욱진 ''문방도''(1961년),박수근 ''소달구지''(연대미상) 등은 소품이면서 재미있는 작품들이다.

공예작품으로 아르누보의 영향을 받은 임숙재 ''사슴도안'',김태숙의 60년대 자수작품 등은 공예의 다양성을 시도한 우수작이다.

이밖에 최근작들로 국내 미디어아트의 선구자인 박현기(1942~2000)씨 비디오 프로젝트 작품 ''반영''(1998년),제3회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인 강운의 극사실주의 작품 ''여명''(2000년)시리즈 등도 관심을 끄는 작품들이다.

2월18일까지.

(02)2188-6000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