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강세를 지속하며 고점을 높여가고 있다.

15일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608.22까지 치솟았다.

일등공신은 단연 외국인이다.

이들은 올들어 10일(거래일기준)만에 무려 1조8천억원어치(거래소기준)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행진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올들어 18.7%나 수직상승했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좀더 이어질 것이고,추가상승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렇다면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고 있는 외국인의 정체는 무엇일까.

증권업계는 자금성격이 장기자금보다는 단기자금쪽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엔화약세에 따른 ''엔 캐리(Yen-carry)트레이드'' 자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와 함께 한국증시의 △낙폭과대 △이머징마켓중 가장 저평가 △금리인하및 유동성에 대한 고탄력성 등을 평가한 외국인이 장기자금을 들여오고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이를 종합하면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지난해 한국비중을 축소했던 외국인의 비중확대와 함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유입이 맞물리고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외국인은 통상 미국 나스닥지수 움직임에 따라 한국시장에 대한 포지션을 달리 해왔다.

''나스닥상승(하락)-한국주식 매수(매도)''란 패턴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들어 이런 상관관계가 약화됐다.

지난 4,5일 나스닥지수가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4천4백억원과 1천4백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교보증권의 임송학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내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판단할 수 없는 만큼 외국인 매수자금은 펀더멘털을 의식한 장기자금이라기보다는 엔화약세를 배경으로 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저(低)금리의 엔화 자금을 차입해 이를 한국등 이머징마켓에 투자한뒤 주가상승에 따른 매매차익과 함께 환율변동으로 인한 환차익을 동시에 겨냥하는 거래를 말한다.

◆외국인 매수세 지속될까=외국인 매수자금중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많을 경우 엔?달러환율이 단기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상무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 매수세는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희순 다이와증권 전무는 "엔화가 단기간에 강세로 돌아설 것 같지 않으며 엔약세 기조가 강화될 경우 외국인 매수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엔약세 기조를 비롯한 국내 사정을 감안할 경우 외국인의 매수세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외국인을 고무시킬 만한 재료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길영 ING베어링증권 상무는 "올들어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민·주택은행의 합병만큼 외국인에게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은 인터넷 닷컴기업인 옥션의 매입을 시작으로 쌍용정보통신,SK텔레콤의 지분매각 등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이 상무는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