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짙게 깔리고 있어 걱정이다.

반도체 등 주력 수출상품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데다 신용장내도액마저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사실 올 수출전망이 상당히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는 것은 지난해 말부터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긴 하다.

지난해 연간 수출실적이 전년대비 20% 이상 늘었다고는 하지만 월별로 보면 11월 수출증가율이 5.8%에 그친데 이어 12월에는 1.4%로 급격히 위축되는 추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올 수출이 어려우리란 전망의 근거는 여러가지다.

우선 가장 큰 요인으로는 새해들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미국의 경기하강이다.

대미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구조로 보아 미국시장의 수요감퇴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주요수출품의 가격하락이 겹쳐 수출기업들은 채산성까지 악화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대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가격이 지난해 7월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것 하나만으로도 그 타격은 짐작할만 하다.

근래들어 나타나고 있는 일본 엔화의 약세현상도 우리 수출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다행히 원화 환율도 상당폭 상승(평가절하)함으로써 어느정도 가격경쟁력 유지에 도움이 되겠지만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보다 염려스러운 것은 미국 EU 등 선진국들의 통상정책 기조변화다.새해들어 반덤핑 제소와 상계관세 부과 등 수입제한 조치의 적극적인 강구와 함께 교역대상국들에 대해 시장개방압력을 강화할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제수지적자 축소를 최대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는 미국 부시행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이같은 움직임은 보다 분명해질 것이라는게 통상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대외통상환경의 악화로 수출타격이 심각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문제는 우리 힘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은 반면 국내경기마저 하강중이어서 수출확대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수출마인드의 제고라고 본다.기업구조조정의 와중에서 우리 경제의 유일한 돌파구가 수출이란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총력 드라이브체제를 갖추는게 급선무다.

또 환율이 적정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일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통상마찰을 회피하기 위한 통상교섭의 적극 추진은 전적으로 정부 몫이다.수출업체들은 일부 품목에 집중된 수출상품구조의 개선과 시장개척활동 강화,그리고 기술개발을 통한 품질향상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