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랠리가 온다"

새해 벽두부터 증시가 술렁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새해 주가는 증시 주변여건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 미국에서 날아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라는 낭보가 더해져 주가상승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연초 랠리"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많다.

특히 증시의 수급여건도 개선되는 기미가 뚜렷해 "단기유동성 장세"도 기대할만 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국내외 경기둔화와 기업실적 악화가 엄연한 현실인 만큼 추세적 상승세로 돌아서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금리인하를 큰 폭으로, 그것도 전격적으로 단행한 것 자체가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감을 반영한 것이어서 상승폭에도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단기랠리는 종합주가지수 600선에 도전하는 형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600을 넘지 못하더라도 저점 자체가 한단계 높아져 주가는 550∼6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 600 고지 도전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돼 6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수급여건이 호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인하라는 해외 호재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하강기의 금리인하는 수개월에 걸쳐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과 국내의 신용경색을 감안하면 600선 돌파는 다소 버거워 보인다.

다만 저점을 다지는 효과는 뚜렷해 단기랠리가 마무리된 뒤 조정을 받더라도 저점이 550 안팎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는 유동성을 증시로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이지만 경기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는 악재"라며 "일단 600선을 향한 단기반등 장세가 지속되겠지만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장득수 신영증권 조사부장도 "미국의 금리인하로 상승세에 무게가 두어지고 있다"며 "비록 단기간에 600선 돌파는 힘들더라도 박스권의 상단을 600까지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단기유동성장세 가능성 =미국의 금리인하는 달러화 약세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미국에 들어와 있던 자금이 이머징마켓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작년에 하락폭이 세계에서 가장 컸던 한국 증시가 1차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점쳐진다.

외국인이 4일 4천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내적으로도 이미 수급여건은 개선되는 추세다.

시장 금리가 연일 하락하고 은행수신금리가 떨어지면서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 등은 채권 매입만으론 수지를 맞출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주식투자 확대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연기금의 주식투자 한도를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기업 회사채의 80%를 사들이기로 결정하면서 기업들의 부도 위험은 그만큼 줄었다.

갈 곳을 몰라 부동화되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노근환 동양증권 리서치팀장은 "비록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의 결과와 1.4분기에 집중된 회사채 만기물량 처리가 여전히 불안요소이지만 수급여건이 호전되고 있어 경기하강 국면에서 단기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 저가주인가 블루칩인가 =중요한건 과연 무엇을 사느냐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수익률 면에서는 저가주, 즉 단기낙폭과대주가 유망하다고 추천한다.

핵심 블루칩은 외국인의 매수세와 프로그램 매수물량에 의해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지만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저가주의 경우는 그동안 기업가치에 비해 낙폭이 과대했었기 때문에 단기유동성 장세가 형성된다면 1차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이종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랠리가 단기로 그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거래소에서는 저가주, 코스닥시장에서는 중.소형주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박준범 연구위원도 "현대전자와 현대건설이 비슷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의 상승세가 뚜렷한 것은 상대적 저가주라는 메리트 때문"이라며 "저가주 돌풍이 기대되는 만큼 같은 조건이라면 저가주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분석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