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술계는 한마디로 "동면상태"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시회나 미술품 거래시장이 경기불황의 "한파"로 꽁꽁 얼어붙어 있기때문이다.

시장분위기가 계속 위축되자 대형 화랑들조차 올해 살림살이(전시)일정을 아직 못 짜고 있는 실정이다.

IMF이후 가장 활발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대적인 "빈곤감"이 뚜렷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술평론가 최병식(경희대교수)씨는 "국내 미술계는 그 동안 외국 미술시장을 너무 등한시 해왔다"며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려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해외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도 없진 않았다.

박영덕화랑 박여숙화랑 조선화랑 등 5∼6개 화랑이 세계 유명아트페어에 참가해 매년 수십만달러씩의 외화를 벌어왔다.

따라서 국내시장이 안좋은 올해는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눈을 돌려야 한다는 얘기다.

장르상으로는 미디어아트 웹아트 등 첨단기술과 미술을 접목시킨 테크노아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여전히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백남준씨가 미디어아트 신작들을 선보이는 데 이어 구미 작가들의 잇따른 미니멀 아트전도 계획 중이다.

이에 반해 다른 장르는 두드러진 경향을 찾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눈여겨 볼 전시로는 ''플럭서스 1962∼1994''(9∼10월) ''미니멀·맥시멀전''(12월) ''한국현대미술의 전개''(6∼8월,이상 국립현대미술관) ''21세기 세계로 가는 한국미술''(2∼3월,예술의전당) ''분청사기 명품전''(6∼8월,호암갤러리) ''금의 미술관''(4∼7월,호암미술관) 등을 꼽을 수 있다.

60년대 초 독일에서 태동한 플럭서스 그룹은 반전위 예술운동으로 현대미술의 개념정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요셉 보이스,존 케이지,백남준 등이 참여했다.

''한국현대미술의 전개''는 60∼70년대에 행위 설치미술을 벌였던 김구림 하종현 등 국내작가 50여명의 당시 활동작품 1백50여점을 모은 전시로 기하학적 추상에서부터 아방가르드에 이르는 실험작들을 선보인다.

''21세기 세계로 가는 한국미술''전은 국내의 장르별 대표작들을 한데 모은 이색 전시회다.

백남준의 신작들을 모은 ''백남준 특별전''과 미국의 미니멀아티스트로 1998년에 사망한 에릭 오어의 대표작도 함께 전시된다.

''분청사기 명품전''은 국내와 일본에 있는 조선시대 분청사기 2백여점을 보여주는 전시다.

''금의 미술전''은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재개관 기념 기획전으로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금 공예품 6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