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분야 벤처기업의 CEO들은 최근의 경기불황을 벤처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IT벤처가 성장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복수응답 가능)란 질문에 대해 벤처기업가 1백2명중 46명이 "경기침체"(45%)를 꼽았다.

지난 한햇동안 "수익모델"이 주요 화두가 된 것을 반영하듯 이들 가운데 38.2%는 "수익모델의 부재"를 국내 IT분야 성장의 장애물로 평가했다.

다음으로 "벤처정신의 부재 및 도덕적 해이"(25.4%)나 "과당경쟁"(23.5%), "투자자들의 한탕주의"(17.6%) 등이 뒤를 이었다.

"벤처기업이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기업과 대등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복수응답 가능)란 질문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중 68명이 "기술개발"(66.6%)을 꼽았다.

최근 상당수의 국내 벤처기업이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글로벌 마케팅력의 강화"(56.8%)도 꼭 필요한 요소로 지적됐다.

"우수인력 확보 및 양성"(32.3%)이나 "수익창출 모델의 개발"(24.5%)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역점을 둬야 할 요소로 평가됐다.

반면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쟁력 강화"(12.7%)나 "투자유치"(3.92%), "기업공개"(0.98%) 등은 호응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최근의 경제상황에서 국내 IT 벤처기업가들은 "수익창출 모델의 개발"이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생각했다.

"IT 벤처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복수응답 가능)란 질문에 대해 68.6%가 수익모델 개발을 지적했다.

"기술개발"(48%) 역시 중요한 생존 키워드로 꼽혔다.

다음으로 "우수인력 확보 및 양성"(28.4%)이나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쟁력 강화"(17.6%) 등이 지목됐다.

"벤처기업인들이 자성해야 할 부분"에 대한 답변에는 "전략의 부재"(45%)가 단연 앞섰다.

이는 많은 벤처 CEO들이 장기적인 비전이나 계획없이 사업을 추진해온 것을 시인하는 결과다.

반면 "도덕적 해이"(17.6%)나 "기술개발 소홀"(14.7%), "무분별한 외부투자"(14.7%) 등은 10%를 조금 상회하는데 그쳤다.

국내 IT벤처 CEO들은 "자금조달 시장의 부양 및 육성"을 정부나 사회에 가장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기업에 대한 정부 또는 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복수응답 가능)란 질문에 대해 과반수인 64.7%가 자금조달 시장을 먼저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벤처기업들이 펀딩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우수인재 육성 및 지원"(39.2%)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실추된 벤처기업 이미지 회복"(26.4%)나 "행정규제 완화"(23.5%), "정부의 기술 및 자금 지원"(21.5%) 등이 뒤를 이었다.

벤처 CEO들은 또 최근 구조조정 여파를 피해간 일부 재벌그룹들의 IT벤처 진출을 긍정적으로(64.7%) 평가했다.

그 이유로 "기존 온라인업체와 손잡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기 때문"(43.1%)이 가장 많았고 "시장 활성화"도 31.3%를 차지했다.

반면 대기업의 IT벤처 진출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CEO는 "자본력에 의한 경쟁구도 불균형"(76.4%)을 가장 우려했다.

벤처기업가가 갖춰야 할 자질로는 "모험정신"(31.3%), "기술역량"(24.5%), "마케팅 및 홍보능력"(18.6%) 등이 꼽혔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