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2일 새해 첫 출근길에 지하철을 찾아 민심의 동향을 파악하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의원들도 연말연시 기간중 지역구 방문을 통해 접한 민심을 전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최근 경제난으로 민심이 최악의 상태라고 주장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경제살리기에 주력해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중권 대표와 박상규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입구에서 장미꽃을 나눠 주며 시민들을 격려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등의 인사와 함께 장미꽃을 건네자 시민들은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웃음을 짓기도 했다.

서울 강서갑 출신인 신기남 의원은 "온통 관심이 경제문제에 집중돼있어 정치권의 일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며 "경제를 살려달라는 부탁이 많았다"고 민심을 전했다.

인천 계양구의 송영길 의원도 "경제를 살려달라는 주문이 많았으며 의원 이적 문제에 대해서는 ''불가피했다'' ''정치판이 다 그런 것 아니냐''는 등 여론이 엇갈렸다"고 말했다.

전남 광양.구례의 정철기 의원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이날 오전 주진우 비서실장, 전재희 의원 등과 함께 지하철로 여의도역까지 출근하며 연초 민심을 살폈다.

이 총재는 4∼5명의 시민들에게 "경기가 나쁜데 봉급은 제대로 받느냐" "구조조정으로 감원은 없느냐" 고 묻는 등 시민들의 체감경기에 관심을 보였다.

한 시민은 "회사가 감원 대신 봉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고 답했다.

지역구인 경남 창원을 방문했던 이주영 의원은 "시장상인들이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 때보다 장사가 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경남 양산의 나오연 의원은 "정부를 향해 육두문자로 건배를 제의하는 사람의 모습에서 흉흉한 민심을 헤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의 권오을 의원은 "여당이 이적문제로 악수를 뒀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김남국.윤기동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