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 기획예산처 기획관리실장 thkim49@mpb.go.kr >

어느 한 해를 보내면서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없었고,어느 한 해를 맞이하면서 가슴 설레지 않은 해가 없었다.

하지만 경진년을 보내고 신사년을 맞으면서 이러한 생각이 여느 해보다 더 절실하게 와닿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리라.

지난해엔 분단사상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김대중 대통령의 새천년 첫 노벨평화상 수상 등 기쁨과 환희가 있었다.

그러나 장밋빛으로 시작했던 증시가 폭락장으로 마감했고 의료계의 집단파업으로 사상초유의 의료대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각종 금융사고가 꼬리를 잇고 부실기업 퇴출과 금융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문제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러한 경진년이 가고 새로운 꿈과 희망에 찬 새해가 왔다.

경제학에는 ''기대형성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각 경제주체는 미래 경제에 대해 나름대로 예상을 하고,이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경기가 좋아지리라 예측되면 기업은 투자를 늘리려는 결심을 하게 되고 가계에서는 미래 소득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소비를 늘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고 가계도 바람직한 소비가 형성돼 경제는 예상대로 활황이 된다.

반대로 경기가 나쁠 것으로 예상하면 기업은 투자와 고용을 줄이게 되고 가계도 소비를 줄여 결국은 예상하던 불황이 현실화되고 만다는 것이다.

이런 이론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의 생각과 기대가 실질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데는 공감한다.

우리의 미래에 대해 막연히 긍정적 기대를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미래를 어둡게 봐서도 안된다.

그동안 우리들을 무겁게 짓눌렀던 집단이기주의 도덕적해이 지역감정 정쟁 발목잡기 등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던 경진년은 가버렸다.

그리고 꿈과 희망,기대에 찬 새해 신사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