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쓸모도 없고 입안 깊숙한 곳에 있어 칫솔질이 쉽지 않은 사랑니.

대개 충치나 풍치를 만들어 말썽을 부린다.

이런 ''제3의 어금니''는 골칫거리로 취급돼 대개 치과의사들은 뽑으라고 권한다.

그러나 말썽꾸러기 사랑니도 뽑지 않고 잘 관리하면 어금니를 뽑아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이승종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치과병원 보존과 교수는 독자적으로 사랑니를 이식하는 방법을 개발, 지난 95년부터 지금까지 50명에게 시술했다.

이중 3명만이 실패했고 나머지 사람에게서는 이식한 사랑니가 별 문제 없이 어금니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동안 일부 대학병원의 치과의사들은 자가 치아를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해 왔으나 성공률이 낮았다.

이식할 치아를 뽑은 후 이식할 부위의 잇몸 뼈를 치아에 맞게 성형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이다.

치아는 뽑은지 약 30분이 지나면 뿌리를 둘러싸고 있는 치근막이 손상돼 이식하더라도 3∼4개월이 지나면서 치아조직이 뼈에 흡수되는 유착현상이 일어난다.

결국 이식한 치아가 빠지게 된다.

이 때문에 치과의사들은 자가 치아 이식보다는 인공 치아 이식에 중점을 뒀다.

이승종 교수는 이식할 부위의 잇몸 뼈 성형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 착안, 이식할 치아를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찍어 3차원으로 재구성해 모형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잇몸 뼈를 미리 다듬어 놓는 방법을 썼다.

그 다음에 이식할 치아를 뽑아 재빨리 옮겨 심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사랑니를 뽑아 이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7.5분으로 단축됐고 치근막의 손상이 최소화돼 성공률이 올라갔다.

이 교수는 "치근막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이를 뽑은 후 이식까지 30분 이내에 모든 작업을 마쳐야 한다"며 "새로운 방법으로 뽑는 즉시 이식하면 치아의 신경 손상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거부반응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어금니는 음식을 씹는 기능의 80%를 담당하고 가지런한 치열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어금니를 빼야할 경우에 대비해 귀찮지만 평소 사랑니를 잘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자가치아 이식은 인공치아 이식에 비해 이물감이 훨씬 적고 비용도 절반인 2백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02)361-8700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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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침 =12월15일자 30면 ''신치료법 탐방'' 기사중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이호중'' 교수는 ''김호중'' 교수의 오기이기에 바로잡습니다.

진료 문의는 (02)3410-3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