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3단이 배달왕에 등극했다.

흑을 쥔 이 3단은 20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8기 배달왕기전 결승 최종국에서 유창혁 9단과 접전끝에 불계승을 거뒀다.

지난 6일 박카스배 천원전 타이틀을 따내 서봉수 9단과 이창호 9단에 이어 역대 세번째 10대 타이틀 홀더가 됐던 이세돌은 이로써 타이틀을 따낸 첫해에 2관왕에 오르게 됐다.

올 상반기 파죽의 32연승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이 3단은 올들어 유창혁 9단을 비롯 이창호 9단,조훈현 9단,서봉수 9단 등 4인방과의 대국에서 11승7패를 기록,한국 바둑계에 판도변화를 예고했다.

이날 승리로 22일 바둑기자들이 뽑는 바둑문화상 최우수기사에 선정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3단은 이날 대국에서 고전적인 향소목으로 포석을 전개한뒤 우변에서 중앙으로 뻗치는 세력작전을 펼쳤다.

백을 쥔 유 9단은 평소 즐기던 화려한 공격형 바둑 대신 발빠르게 4귀를 공략하는 실리위주의 전법으로 맞섰다.

이 3단은 우변 세력권에 뛰어든 백돌을 공격하는 도중 중앙을 관통당해 불리한 형세가 됐으나 우상귀에서 유 9단이 손을 빼는 사이 대마를 포획해 전세를 뒤집었다.

승기를 잡은 이 3단은 좌하귀 백진에 침투한 뒤 거꾸로 귀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