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자민 양당의 합당을 축으로 한 정계개편론이 연말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로 부상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가 지난해 12월22일 ''2여 합당 포기''를 선언한지 꼭 1년 만에 정치권이 또다시 정계개편의 논란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여권은 소수여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민련과의 합당을 포함한 소정계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여권은 현재의 소수여당으로는 정국의 안정적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소정계개편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련과의 합당은 물론 민국당과 한국신당 등 군소정당을 아우르는 여당을 만들어 1백40석(통합여당) 대 1백33석(한나라당)의 구도를 만든다는게 요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서영훈 전 대표는 20일 "지난달 김종호 자민련 총재대행과 만났을때 합당을 제의했다"고 실토했다.

합당에 대비, 자민련 의원들의 성향을 분석해 개별접촉도 가졌다는 전문이다.

당내에서는 ''김중권 대표카드''가 정계개편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가 청와대 비서실장을 역임하면서 구여권인사 영입과 자민련과의 공조, TK(대구 경북)지역 ''껴안기''를 직간접으로 해온게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합당문제에 대해 "쉽지 않은 현안으로 급하게 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남궁진 청와대 정무수석도 "합당이 진지하게 검토된 바 없다"면서도 "각 방을 쓰는 것보다 한 방을 쓰는 것이 좋다"고 여운을 남겼다.

남궁 수석은 "여러가지 여건이 무르익지 않아 합당논의를 본격화하지 못할 뿐이지 합당을 희망한다"며 속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대해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거부반응을 보였다.

최근 한나라당은 여권의 정계개편에 대비, 합당에 반대하는 자민련 의원 4∼5명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회창 총재의 한 측근은 "자민련 의원들중 민심이반이 심한 지역 특히 대전권 의원들은 우리당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민련은 이날 당무회의를 열어 "합당을 생각한 적도 없고 말도 안된다"고 거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형배.이재창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