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에 대형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자 토착상인들과 시민은 물론 지방자치단체까지 이를 저지하고 나서 대형 유통업체와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울산의 삼성홈플러스(중구 약사동)와 월마트(남구 무거동) 건립예정지 인근 상인들은 중소상인들이 생존권을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며 지난 6월부터 조직적으로 대형 유통업체 진출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상인들은 울산에 현대백화점과 롯데마그넷 까르푸 등 이미 8개의 대형 유통점이 들어서 있는 가운데 삼성홈플러스와 월마트를 비롯한 6개의 대형업체가 내년에 새로이 들어서게 돼 울산상권을 잠식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상인들의 반대운동에는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동단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울산시도 대형 할인점의 잇단 진출로 3천여개에 달하는 중소 유통업체의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여론이 크게 악화되자 산업자원부에 대형 유통점의 지방 진출규제를 건의했다.

경주시의 경우도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에 이어 20일 용강동에 연면적 1천5백평 규모의 아람마트할인점 개점을 앞두고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포항시는 지난 8일 개점한 롯데백화점 포항점이 시내 주요 간선도로 가로등 전주에 개점홍보용 광고물을 마구잡이로 내걸어 시민단체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울산과 경주·포항지역에 진출한 대형 유통점들은 이러한 반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재래상인들의 영업권 보장과 장학금 지급,지역민 우선채용 등 다양한 기부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울산의 현대백화점은 연간 1억여원 이상을 사회단체의 각종 행사지원비로 편성한 데 이어 재래시장 바로 앞에 위치한 성남점은 점포 앞 광장을 상인들의 영업공간으로 할애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