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의 토종 보험사들이 구조조정 탓에 갈피를 못잡는 와중에 외국계 보험사들은 막강한 자본력과 든든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국 보험시장에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이들은 특히 규제가 풀리는 새로운 영역,예를들어 방카슈랑스(은행과 보험 영업 결합),변액보험,인터넷보험 시장등에 강점을 갖고 있어 변화된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러시를 이루는 외국계 보험사 진출=독일의 알리안츠는 작년 7월 제일생명을 인수한데 이어 올들어선 손보사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보험업계에서 순이익 1위를 기록하고 있는 AIG(아메리칸 인터내셔날 그룹)도 "다이렉트 마케팅" 부문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아래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나섰다.

AIG는 기존 손보사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호주의 HIH 또한 국내 진출을 타진중이다.

대한화재에 지분을 인수,대주주가 되겠다는 제안을 해놓은 상태다.

영국계 i리젠트는 해동화재(현재 리젠트화재)를 인수하고 8%싼 인터넷자동차보험을 무기로 자동차보험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i리젠트는 국제화재 지분을 사기 위한 MOU(양해각서)도 맺은 상태다.

또 프랑스의 AXA는 신동아화재 인수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로얄 & 선얼라이언스 또한 최근 국내 지점을 개설했다.

로얄 & 선얼라이언스는 방카슈랑스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외국계 보험사의 영토확장=푸르덴셜 ING 메트라이프 라이나 생명과 같은 기존 생보사들은 "내실과 외형"의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2000 회계연도 상반기(4월~9월)를 결산한 결과 국내 보험사들의 실적은 대부분 악화됐지만 이들 외국계 회사들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거나,이익규모를 늘리는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푸르덴셜의 경우 작년 상반기(1백30억원)보다 2배 가량 늘어난 2백75억원의 이익을 거두며 삼성생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흑자 생보사 자리에 올랐다.

ING생명은 1백54억원 적자에서 60억원 흑자로 전환됐고 메트라이프는 흑자규모가 23억원에서 37억원으로 늘었다.

시장점유율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수입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ING생명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0.37%에서 올 상반기엔 0.66%로 높아졌다.

푸르덴셜의 시장점유율도 작년 0.33%에서 0.43%로 올라갔다.


<>외국계 보험사,왜 강한가=한국에 진출했거나 뛰어들 예정인 외국계 보험사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모회사들이 대부분 초대형,우량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름은 헛되이 전해지지 않는 법(명불허전).

국내에 있는 외국계 보험사도 뛰어난 재무건전성과 탁월한 자산운용 실력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보험인수능력이라든가 보험금지급 서비스도 분명히 국내사와는 다른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는 대주주나 오너의 간섭에서 자유로운 경영자율성이 보장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앞으로 새로운 판매채널을 한국에 선보일 태세다.

인터넷,다이렉트마케팅,방카슈랑스 등.

그 가운데서도 특히 방카슈랑스는 국내 보험사들에게 가장 강력한 위협이 되고 있다.

알리안츠는 1백% 계열사인 프랑스생명을 활용,방카슈랑스를 확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위해 알리안츠는 하나은행에 지분을 일부 넘기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알리안츠는 하나은행의 대주주이기도 해 정부가 은행창구에서의 보험판매를 공식 허용할 경우 가장 먼저 시장을 파고들 공산이 크다.

ING도 주택은행과 상호지분 참여를 통해 방카슈랑스를 위한 토대를 마련해둔 상태다.

그런가하면 로얄 & 선얼라이언스는 기존의 회사를 인수하거나 국내 은행과 제휴하기보다는 1백% 지분을 갖는 새로운 방카슈랑스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