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통용되고 있는 도량형제도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영국과 미국의 야드·파운드법과 프랑스 중심의 범국제적인 미터법이며,다른 하나는 중국 중심의 척관법이다.

척관법의 시조는 중국 은(殷),주(周)시대에 있었다는 주척(周尺)이다.

중국을 통일한 진(秦)나라 시황제때 성문화되고 청(淸)나라의 강희제 때 재정비돼 오늘날까지 쓰이고 있다.

길이의 단위는 척(尺),무게는 관(貫),넓이는 평(坪),부피는 승(升)으로 표시된다.

우리는 중국대륙의 영향을 받아 척관법을 따르기는 했어도 시대에 따라 고유의 것으로 개발해 사용했다.

고구려척은 1자가 35.51㎝였다.

신라는 주척(周尺)인 20.45㎝를 그대로 썼다.

고려는 0.45㎝를 기준으로 한 십지척(十指尺)을 제정해 사용했다.

이 고려척은 일본에 전해져 일본 도량형제도의 기초가 됐다.

조선의 세종이 길이 부피 무게의 표준척도를 만들고 해시계 측우기 황종률관 등 시간 강우량 음의 높낮이까지 재는 독자적인 도량형기를 개발해 제도를 정비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조선후기 영조때 또한차례 도량형제도 개혁을 단행했다.

1902년에는 전통 도량형제를 없애고 일본 도량형제와 미터법을 절충한 대개혁이 있었고 1905년에는 대한제국 법률 제1호로 도량형법을 제정,공포했다.

59년에는 국제미터협약에 가입했다.

63년에는 척관법을 아예 없앴다.

국제법정계량기구(OIML) 정회원이 된 것은 78년이었다.

내년부터는 상거래에서 재래 계량단위를 사용하면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고 한다.

자 마지기 평 근이라는 재래 단위를 써서는 안되고 길이는 ?,무게는 ㎏,넓이는 ㎡ 등 정해진 국제단위계만 써야 한다는 얘기다.

인치 야드를 써도 안된다.

개혁중 어려운 것이 관습이라는데 계획대로 잘될지 걱정이다.

21세기는 ''표준의 시대''라고들 한다.

맹자는 ''어진 정치는 도량형이 정확한 데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도량형의 통일이 ''표준의 시대''에 살아 남는 길이고 바른 정치로 이어지는 첩경이라면 쉽지 않다 해도 실천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