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장애인을 발견한 버스기사는 시동을 끄고 장애인용 리프트를 가동해 그녀를 차에 태운다.

손수 장애인용 좌석에 그녀의 휠체어를 고정시킨 후에야 기사는 버스를 출발시킨다''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이처럼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생활화된지 오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MBC가 15일 창사특집으로 마련한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극본 소현경,연출 김윤철 오후 9시55분)는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몰이해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드라마다.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한 여성이 온갖 편견과 냉대를 딛고 사랑과 개인적 성취를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해피엔딩 드라마지만 역설적으로 우리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버거운 지를 말해주고 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자신은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야만 하는 은수(고정민)는 법대에 입학하지만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과 호감을 가졌던 남자로부터 성폭행당할 뻔한 사고를 겪은 후 삶에 대한 의욕을 잃는다.

이를 지켜본 어머니(김영애)는 딸의 장래를 위해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은수를 ''장애인의 천국'' 미국으로 유학보낸다.

그곳에서 은수는 장애인에대해 차별이 없는 세상을 경험하며 학업에 매진한 끝에 일과 사랑을 함께 이룬다는 줄거리다.

김윤철 PD는 "후천적으로 하반신 장애인이 된 한 여성이 겪는 좌절과 이를 딛고 일어서서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다소 통속적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공명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은수역을 맡은 고정민은 한양대에 재학중인 장애인 여대생과 한달 동안 대학생활을 함께 하며 장애인의 삶을 체험했다.

특히 이틀 동안 직접 휠체어를 타고 다닐 때는 장애인이 느끼는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집에나 있지 사람들 불편하게 왜 돌아 다니느냐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장애인들이 겪는 아픔이 얼마나 큰지 가슴에 와닿았어요"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