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건씨앤씨 설계.쌍용건설 시공 >

일건씨앤씨가 설계하고 쌍용건설이 시공한 국민대 국제교육관의 부지는 처음에는 버려진 땅이었다.

앞뒤로 접한 도로의 높이차가 무려 15?에 달해 어떤 공간으로 써야 할지 난감했던 곳이다.

그렇다고 비워두기도 그랬다.

앞쪽으로 자리잡고 있는 운동장과 언덕 위에 위치한 강의동 본관 학생회관 등이 공간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너무 떨어져 있었기 때문.물론 다른 곳에 국제교육관을 지을 만한 부지도 없었다.

이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묘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국제교육관의 독특한 설계다.

일건씨앤씨의 공동대표인 최관영씨와 정동명씨는 먼저 기존 구조물들이 갖고 있는 축선들을 수용하기로 했다.

3개의 강의동과 그 사이의 대강당 및 외부연결 계단을 중심적으로 배치했다.

특히 본관의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대강당의 로비공간을 기울어진 육면체의 유리박스로 덮어씌웠다.

총연장 2백m의 단조로울 수 있는 선형공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또 기존 건물쪽에서 앞의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오픈공간을 오버브리지와 필로티로 처리해 북악스카이웨이쪽 경관이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오도록 했다.

총 6개층중 밑의 4개층 앞면은 외부로 노출돼 있지만 그 뒷면은 막다른 벽에 갇혀있다.

그러나 이 설계로 큰 높이차는 자연스럽게 건물안팎으로 흡수됐다.

실내에서는 천공광을 끌어들이고 환기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 지하층이란 느낌을 없앨 수 있었다.

여기에 밝은 빛을 비추기 위해 복도측면으로 길게 개방공간을 뒀다.

위의 2개층과의 단절감도 없애는 꿩먹고 알먹는 설계다.

채광과 환기 등의 어려운 과제를 기술적으로 잘 처리했음을 엿볼 수 있다.

또 위의 2개층은 윗도로에서 보는 조망을 해치지 않게 하기 위해 필로티스타일로 지었다.

대개 학교 건축물은 강의실이나 실습실로 꽉 채워져 있어 학생들이 캠퍼스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설계자의 의지와 건축주의 배려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남서쪽으로 나있는 건물 정면에는 일사조절과 각실 냉방용 실외기를 가리기 위한 루버를 설치해 주요 입면요소로 했다.

주 외장재료는 화강석(상주석)과 속칭 드라이비트를 썼다.

전체 건물의 통일된 이미지를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혼용해 사용했다.

이로써 경제적 절감효과도 얻게 됐다.

철근콘크리트 철골트리스 구조로 1999년에 완공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