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들이 주가부양을 위해 설정한 자사주펀드를 잇따라 만기연장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펀드를 청산할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크린크리에티브 유나이티드제약 신한캐피탈 알덱스 등은 최근 만기도래한 자사주펀드를 청산하지 않고 6개월∼1년간 연장 운용하기로 했다.

크린크리에티브는 지난해 5월26일부터 1년간 산업은행의 자사주펀드에 40억원을 가입했으나 주가하락으로 22억원의 평가손이 생기자 이같이 결정했다.

이 기간 50만4천주를 평균 7천9백36원(액면가 5백원)에 매입했으나 만기도래시점인 지난 11월24일 주가는 3천4백10원으로 매입단가의 절반도 안됐다.

이형규 크린크리에티브 주식담당 과장은 "주식을 처분할 엄두가 나지 않아 주가가 어느정도 오른 뒤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의 경우 지난해 12월1일부터 1년간 대구은행에 20억원 규모의 자사주펀드 운용을 맡겼으나 손실폭이 커지자 만기를 6개월 더 연장했다.

이 회사의 자사주 보유 규모는 6만1천6백8주이며 취득가격은 평균 3만2천4백63원(액면가 5천원)이었다.

지난 1일 주가는 2만7천1백원으로 원금의 17% 가량을 까먹었다.

신한캐피탈은 한미은행과 신탁계약을 체결한 1백억원짜리 자사주 펀드의 만기를 1년 연장했다.

하성훈 신한캐피탈 자금팀장은 "주당 3천5백원대에 2백만주 가량,총 70억원어치 정도를 매입했으나 주가가 2천원대로 떨어져 그냥 들고 있기로 했다"고 말했다.

알덱스도 10억원 규모의 자사주펀드를 1년 연장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자사주펀드에 가입한 코스닥기업들이 대부분 큰 손실을 보고 있어 이런 사례가 앞으로도 자주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LG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자사주펀드의 만기를 연장하더라도 새로 주식을 취득한다기보다는 주식처분 시점을 뒤로 늦춘 것일 뿐이므로 주가가 오르면 언제든지 매물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