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첫 미국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경기 경착륙''이라는 거센 풍랑을 헤쳐나가야 할 입장에 놓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차기 미국대통령의 최대 과제는 당장 눈앞의 경기급랭을 막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 의장의 뛰어난 항해술 덕분에 미국경제가 순조롭게 연착륙할 것이라던 낙관론이 최근들어 연착륙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비관론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되는 미경제지표는 적신호 일색이다.

장기호황의 원동력이었던 민간소비와 기업의 설비투자가 주춤하고 5%를 웃돌던 경제성장률은 2.4%(3·4분기)로 곤두박질쳤다.

실업률도 높아질 조짐이다.

주가도 급락,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현재 올 최고치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4%를 웃돌것으로 전망되는 4천억달러의 경상적자도 풀어야 할 과제다.

당선이 유력한 조지 부시 공화당후보는 이미 대선공약에서 밝혔듯이 1조3천억달러에 달하는 세금감면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여론의 반대가 거세다는 점이다.

미국민의 상당수는 클린턴행정부처럼 재정흑자를 부채상환과 사회보장 확대에 쓸 것을 바라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세금감면 규모가 2천억∼5천억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틀거리는 미경제를 바로잡을 조타수(재무장관)에 누가 임명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차기 재무장관에는 부시선거본부 수석경제고문인 로렌스 린지와 페인웨버증권사의 도널드 매런 사장,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의 잭 헤네시 전 회장,뉴저지 주지사인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등이 물망에 올랐다.

에너지업체인 엔론의 케네스 레이 회장과 체이스맨해튼은행의 전 회장인 월터 시플리,스탠퍼드대학의 존 테일러 교수도 거명되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