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 평화 광주 제주 경남 서울은행이 공적자금 투입에 앞서 일제히 감자(減資·자본금 줄임)를 실시한다.

이들 은행중 자본금이 전액 잠식된 광주 제주은행은 완전 감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예금보험공사는 공적자금 투입 이전에 이들 은행에 대한 감자비율을 확정,조만간 감자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감자비율은 자본잠식 정도,주당 자산가치,현재 주식가격 등을 기준으로 최종 결정키로 했다.

한빛은행의 경우 감자비율이 5대 1에서 10대 1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빛은행의 납입자본금은 4조3천7백25억원이지만 현재 자본잠식액을 제외한 자기자본은 2조2천4백억원이다.

하지만 공적자금 투입을 위한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주당 자산가치가 0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 전액 감자의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금감위는 한빛은행에 대해 전액 감자에 가까운 10대 1의 비율로 자본금을 줄이거나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수준(1천원대)에 맞게 5대 1 감자를 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평화은행은 자본금 5천7백억원중 4천9백80억원이 잠식돼 7백20억원만 남아 있는 상태다.

8대 1 정도의 감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기존 대주주인 한국노총 등의 입장과 카드사업부문 매각 승인 여부에 따라 이보다 감자비율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광주와 제주은행은 현재 모두 자본 잠식된 상태여서 전액 감자 명령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 당국은 지방은행의 설립 최소자본금인 2백50억원만 남겨놓고 나머지 자본금은 모두 소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경우 제주은행은 5대 1의 감자가 예상된다.

광주은행은 이론상으로는 17대 1의 감자비율이 나오지만 현재 주가수준(6백원대)을 감안할 경우 10대 1 가량의 감자비율이 적용될 전망이다.

경남은행은 자본잠식 규모가 2천6백57억원이어서 3대 1 수준에서 감자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매매거래 정지중인 서울은행도 공적자금을 받기로 한 데 따라 조만간 감자가 이뤄진다.

서울은행은 자본잠식 규모가 1조9천6백14억원이어서 7대 1 수준에서 감자비율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본잠식 규모가 큰 은행의 경우 소액주주 등의 반발을 고려해 전액 감자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지난 98년 1차 공적자금 투입 때 자본이 전액 잠식됐던 한일 상업은행도 10대 1의 비율로 감자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김준현·박민하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