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에서 성형외과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강원 원장은 골프를 시작하면서 삶에 활기를 찾고 있다.

종일 좁은 사무실에 앉아 있어 운동량이 부족한 의사에게 1주일에 한 번 탁 트인 골프장에서 운동하는 것은 보약과 다름없다.

척추가 휘어 고생하던 허리병도 골프를 하면서 말끔히 없어졌다.

게다가 주말에 친구들과 라운드 약속이 잡히면 한주 내내 스트레스는커녕 소풍을 앞둔 아이처럼 콧노래가 나온다.

자연히 일에 능률도 오르고 고객에게도 환한 얼굴로 대하게 된다.

골프를 하면서 생활도 아주 규칙적으로 바뀌었다.

''싱글''을 유지하기 위해 남보다 일찍 일어나 새벽에 연습장에 가는 습관이 생겼고 퇴근 후에는 술을 삼가는 등 절제하는 생활이 가능해졌다.

이 원장은 골프에 입문한 뒤 1년간은 1백타 안팎을 오르내리며 잘 친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기량이 급성장한 것은 1년이 지난 뒤 연습량을 대폭 늘리면서부터였다.

새벽에 연습장을 찾고 퇴근한 뒤에도 연습장이 문 닫을 때까지 스윙에 몰두했다.

이 과정에서 레슨책도 한 권 택해 밑줄을 그어가며 세번 정도 정독했다.

"처음 골프에 입문했을 때는 레슨프로가 지적하는 걸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더군요.

그래서 레슨을 받으면서 스스로 스윙메커니즘을 익혔는데 그게 기량을 향상시키는 데 주효했습니다"

그는 스윙메커니즘에서 왼쪽벽을 만들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왼쪽벽이 무너지지 않아야 거리도 늘고 방향성도 좋아진다는 것.

골프를 배우면서 이 원장이 가장 헷갈렸던 것은 이론의 양면성.

예컨대 그립을 견고하게 잡으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계란을 쥐듯 가볍게 잡으라고 하고 헤드업을 하지 말라고 하는 반면 신경쓰지 말라는 사람도 있다.

이 원장은 이러한 상반된 이론들을 나름대로 소화시켜 나갔다.

"헤드업을 하지 말라는 것은 상하축이 무너지지 말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몸이 스웨이되지 않는다면 머리가 좌우로 움직이는 것은 괜찮다는 얘기죠"

이 원장은 라운드에서 잘 되지 않는 샷이 있으면 바로 손때 묻은 레슨 책을 펴든다.

90타,80타,70타를 칠 때마다 레슨이론이 새롭게 다가온다며 레슨책을 반복해 읽으라고 조언했다.

퍼팅에 가장 자신있다는 이 원장은 "퍼팅에도 백스윙톱이 있고 임팩트가 있으며 폴로스루와 피니시가 있다.

퍼팅연습기가 없더라도 집에서 퍼터를 들고 이같은 스윙연습을 꾸준히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짧은 퍼팅거리를 남겼을 때의 긴장감을 즐긴다는 이 원장은 "나이가 들면 미국 시니어무대에서 뛰어보고 싶은 게 꿈"이라고 밝혔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