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경매회사인 e베이(www.ebay.com)가 옥션(www.auction.co.kr)을 인수하면 국내 대표적인 닷컴기업이 외국 닷컴에 매각되는 첫 사례가 된다.

그동안 국내 닷컴간 M&A(기업인수합병)는 간간이 이뤄졌으나 외국 닷컴과 국내 닷컴과의 대형 M&A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옥션의 현재 시가총액(3천2백억원)을 감안할때 국내 벤처 M&A 사상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M&A는 세계적인 인터넷기업이 글로벌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인터넷기업을 인수한다는데 의미가 크다.

특히 e베이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해 옥션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외국에서 성공한 인터넷전문기업이 한국 인터넷산업의 시장성과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자금조달시장 악화와 수익모델 부재 등으로 위기에 몰린 국내 닷컴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M&A가 한국 닷컴업계의 위상을 높여 국내 닷컴기업들이 외자를 유치하거나 해외로 진출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국내 대주주들의 유동성문제로 최근 한글과컴퓨터 최대주주가 외국사로 바뀐데 이어 옥션 경영권도 e베이에 넘기기로 함에 따라 한국 닷컴기업들의 자생력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 시장진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외국기업들이 위기상황에 처한 국내 닷컴기업들을 손쉽게 인수할 수 있게 돼 한국 닷컴산업의 존립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 e베이, 왜 인수하나 =e베이는 지난해 초부터 글로벌전략의 일환으로 한국 진출을 추진, 국내 합작 파트너를 물색해 왔다.

국내에서도 대기업을 비롯한 오프라인 기업들이 e비즈니스를 위해 e베이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접촉을 벌여 왔다.

e베이는 올해초 일본 NEC와 합작으로 일본 현지법인을 세웠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한때 한국 진출에도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e베이는 옥션의 월 거래규모가 올 1월 23억원에서 지난 10월 2백86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국내 온라인경매시장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자 다시 한국진출을 서두르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방식도 합작사 설립보다는 한국 온라인경매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선두업체를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을 들여서라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매출성과를 올릴 수 있는 "안전한" 길을 모색한 것이다.

<> 옥션, 어떻게 되나 =옥션은 이번 M&A로 회사성장의 가장 큰 잠재적 위험요인이 사라지게 된다.

세계적인 브랜드와 앞선 경매노하우를 가진 e베이가 한국에 진출할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옥션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다른 기업들과 치열한 "e베이 잡기" 경쟁을 벌여 왔다.

옥션은 이번 M&A로 국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뿐 아니라 독자적으로 추진하던 일본 대만 등 해외진출도 가속화할 것으로보인다.

e베이가 옥션을 아시아시장 진출의 전진기지로 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옥션은 또 증시에서 불안요인으로 지적돼온 "대주주의 취약성"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대주주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언제라도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창투사와 개인주주에서 경영권확보를 위해 50% 이상의 지분을 유지해야하는 "막강한" 닷컴기업으로 바뀜에 따라 회사의 안정성과 성장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게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