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도 개미군단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개인이나 영세기업들이 환차익을 기대해 외화예금에 몰려들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개인 및 영세기업 외화예금잔액은 10월말 9억7천7백만달러에서 11월말에는 10억4천7백만달러로 7천만달러나 증가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특히 지난달 중순이후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외화예금 가입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은행의 개인 외화예금 잔액도 지난 10월말 8천8백만달러에서 11월말 1억2백만달러로 1천4백만달러 늘었다.

이같은 경향은 특히 서울의 강남 경기 분당 등 이른바 부유층이 몰려사는 지역일수록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중은행 강남지점 관계자는 "10억∼20억원의 ''뭉치돈''을 들고 외화예금에 가입하고자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 한달동안 강남이나 분당지역 지점의 개인 외화예금 계좌중 잔액이 1백만달러이상 늘어난 계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개인 외화예금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2단계 외환자유화를 앞둔 상황에서 환율이 급등하고 있고 앞으로도 달러강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외화예금의 금리가 원화예금의 금리보다 높은 경우도 있어 금리와 환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환테크''도 이같은 추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한 지점장은 "외환자유화가 실시되면 ''검은 돈''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고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무작정 달러 예금에 가입하고 보자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