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시아 시장이 연일 폭락 사태를 빚는 것도 그렇지만 세계 금융 중심지인 미국 증권시장이 곤두박질치면서 세계적인 금융위기 발생가능성을 우려하는 비관론도 확산일로라고 하니 여간 불안스런게 아니다.

국제 채권시장 역시 신용위기에 처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위기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조차 투기등급 채권 거래가 두절되다시피한 현실이고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는 기업들이 최근들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무디스의 보고서도 때맞추어 발표되고 있다.

현 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세계적 차원의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어 가뜩이나 불안한 금융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있다.

실제로 미국의 투기등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가산금리는 기록적인 6백bp(6%)로 치솟아 있고 지난 9월 이후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수가 등급이 오른 기업의 4배에 달한다는 게 무디스가 발표한 보고서의 요지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국제적인 신용경색 현상을 지적하며 위기의 재연가능성을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일 것이다.

최근의 금융불안이 실물부문의 성장세 둔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은 더욱 걱정거리다.

자칫 악순환이 촉발될 수도 있기에 더욱 그렇다고 하겠다.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 동향이 불안한 것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대목이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실패한다면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경제가 어떤 타격을 받을지 짐작키란 그리 어렵지 않다.

미국의 신정부가 출범하는 것에 맞추어 적극적인 금융완화책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로서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대비책을 서두를 일이다.

구조조정을 조속히 매듭짓도록 최선을 다해야겠고 대외 여건의 악화에 대비한 적절한 경기부양책도 서두를 때다.

지난 97년의 위기를 결코 되풀이할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