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와 프랑스 알카텔의 2천6백만달러에 달하는 광케이블 설치대금 청구소송이 1년8개월간의 법정 공방끝에 사실상 알카텔의 승리로 끝났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상사중재원은 최근 한전측에 광케이블 설치대금으로 1천1백68만달러를 알카텔에 지급하라는 화해판정을 내렸다.

중재원은 "공사완료 조건에 대해 양측이 명백한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고 계약서상으로도 양측 모두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만한 내용이 없다"며 공사비의 절반 정도를 한전측이 알카텔에 지급하라고 중재했다.

한전측은 공사지연 등을 이유로 대금지급 거부에서 한걸음 나아가 공사지체비를 청구했으나 중재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재원의 이번 중재는 지난해 접수된 사건중 소송금액이 최고였던데다 국내 최대의 광케이블 수요업체인 한전과 세계적 중전기업체인 알카텔간 국제분쟁결과여서 주목된다.

이 사건은 1991년 12월 알카텔이 전남 해남∼제주간 69㎞에 이르는 해저 고압케이블 공사를 끝내고 시운전하던중 케이블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양측은 97년 6월까지 알카텔이 재공사하기로 하고 공사비도 당초보다 1백11% 늘어난 2억4천만달러에 합의했다.

대신 공사가 하루 늦어질 때마다 공사금액의 0.1%씩,공사비의 최고 10%까지 알카텔이 한전측에 지체보상금으로 지급하는 조항을 덧붙였다.

문제는 97년 6월 공사를 끝낸 알카텔이 공사비 지급을 요청했으나 한전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불거졌다.

한전은 시운전을 거쳐 최종 준공허가를 받은 것은 계약일보다 늦은 97년 11월이었다며 공사비를 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오히려 공사비 2억4천만달러의 10%인 2천4백만달러에 법정이자 등을 더한 2천5백94만달러를 지체보상금으로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발한 알카텔은 지난 3월 상사중재원에 공사비 2천5백88만달러를 지급하라며 중재신청을 했고 한전은 지체보상금에서 공사비를 뺀 6만달러를 돌려받아야 한다며 중재반대신청을 제기했다.

양측은 중재과정에서 공사완료시점을 언제로 보느냐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알카텔은 공사를 마치고 시운전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난 시기라고 주장한 반면 한전측은 시운전을 끝내고 사업허가를 받은 시점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공사계약서를 소홀히 처리한 것 같다면서 "한전이 계약할 때 모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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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알카텔 분쟁일지 ]

<>1991년 12월:한전,알카텔과 2억4천만달러 해저케이블 설치공사 계약 체결
<>97년 6월:케이블설치 완료(알카텔측 주장)
<>97년 11월:준공허거(한전측 주장 공사완료시점),한전 공사지연 이유 공사비 지급거절
<>99년 3월:알카텔 공사비 2천5백88만달러 지급 중재신청
<>99년 3월:한전,중재반대신청
<>99년 4월:중재원,재판부 구성 및 심리착수
<>2000년 11월:중재원,화해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