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주무장관이 부시 후보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백악관 주인이 결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화·민주 양당은 법정공방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다.

혼탁한 대권싸움이 지속되면서 ''대통령직 양분''''동전으로 대통령 뽑기''등 비아냥대는 발언도 쏟아졌다.

○…클린턴 행정부는 26일 대통령 선거결과를 둘러싼 법정공방이 끝날 때까지 정권 인수인계 자금 5백30만달러를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권 인수인계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연방정부 총무처의 베스 뉴버거 대변인은 플로리다주 개표위원회가 부시 후보를 플로리다주의 승자로 선언했지만 고어 후보의 이의제기로 결과가 불투명해졌으므로 정권 인수인계 사무국을 폐쇄된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어·부시 후보는 플로리다주에서 벌어진 수작업 재개표와 이에 따른 법정공방에 2천5백만달러(약 3백억원)를 쏟아부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6일 보도했다.

부시측은 총 1천4백60만달러,고어진영은 7백70만달러를 각각 투입했다.

또 노조 등 고어를 지지하는 단체들이 2백만달러 이상을,제3당 단체들이 부시를 위해 31만9천달러를 사용했다.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던 랠프 네이더는 26일 "동전 던지기로 대통령을 결정해야 한다"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의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두 후보의 실제 표 차보다 개표상의 실수로 인한 표 차가 더 크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누가 승리했는지 알 수 없다"며 "어느 한쪽이 대통령자리를 도둑질 당했다는 감정을 갖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동전 던지기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연방대법원이 재개표관련 소송심리에 사상 처음으로 법정 TV 중계를 허용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영TV인 C-SPAN은 연방대법원이 플로리다주의 수작업 재개표를 중지시켜 달라는 부시측의 청원을 접수하기도 전에 이미 TV중계를 대법원에 신청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