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동안 세계는 어떻게 변할까.

''트렌드 2005''(마이클 마자르 지음,김승욱 옮김,경영정신,1만6천8백원)를 읽으면 21세기의 6대 화두가 보인다.

저자는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그는 한국재단과 전략·국제문제연구센터의 후원으로 지구촌 변화를 주도할 핵심 트렌드를 찾아냈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지식시대.

변화의 방향을 알고 남보다 먼저 대응하는 사람이 앞설 수밖에 없다.

예측기간을 향후 10년으로 못박은 것은 ''뜬 구름 잡는'' 오류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

물론 역사는 단선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돌발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경우는 ''깜짝 시나리오''로 첨부했다.

중간중간에 ''이슈 설명''과 ''정책적 권고''까지 곁들였다.

미국인의 시각이긴 하지만 도교의 경구를 인용할 정도로 동서양을 아우르는 관점을 지녔다.

6대 트렌드를 요약해보자.

△개발도상국의 인구증가와 식량부족,문화적 갈등 심화=선진국의 노령화와 개발도상국의 인구폭발,세계적인 물·식량 부족,재생 가능한 에너지원 개발,지역별 문화갈등이 화두로 등장할 것이다.

△지식시대를 이끄는 동력,개혁과 진보=정보기술 생명공학 복잡성 이론 등이 창의력을 더욱 자극하게 될 것이다.

시장자유화와 정치 개혁,소수 그룹과 여성의 권리 강화로 개혁·진보의 시대가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사람이 경제력의 원천=지식·서비스산업과 아이디어 산업,사이버 기업 등이 세계를 이끈다.

인적 자원을 중시하는 ''살아있는 기업''들이 신경제 시스템의 승자다.

△세계화와 지역주의의 갈등=통신기술에 의한 거리의 소멸,지역 무역블록의 세계체제 변환,다국적 기업의 확대,지역적 환경문제의 세계화 등이 계속되면서 ''세계화된 부족주의''가 나타날 것이다.

기업은 ''세계''와 ''지역''을 동시에 겨냥해야 한다.

또 다양성과 다원성이 보장되는 중소기업 르네상스 시대가 온다.

△전통적인 권위 몰락,새로운 권위 등장=가족과 국가 권위는 느슨해지고 전통에 맞서는 세력은 커진다.

서로 영향을 주는 정보와 지식센터의 동맹이 힘을 얻게 된다.

△변화로 인한 무기력과 불안=사람들은 너무 다양해진 선택의 폭과 그에 따른 책임으로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릴 것이다.

이같은 전망은 9가지 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산업간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네트워크간의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면서 무형상품인 서비스와 교육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발전과 쇠퇴의 S곡선에 따라 신제품의 라이프사이클도 짧아지게 마련이다.

평등한 정보조건에서는 여성이나 소수의 힘이 커진다는 원리도 이를 뒷받침한다.

저자는 지식의 강을 건너는 3대 징검다리로 ''교육 개혁''과 ''새로운 가치관 확립''''자본주의 체제 개선''을 들었다.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것이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하는 일도 바로 지금 우리들의 몫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