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 중소기업청장 >

중소기업과 관련해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든 또는 중소기업 지원행정 담당자의 입장에서든 "자금문제"는 경제여건의 변동에 관계없이 항상 따라 다니는 접미사와 같은 존재다.

외환위기시 우리 중소기업들이 급격한 신용경색을 겪으면서 자금유동성의 단절로 연쇄부도의 극한 상황에 처했던 경험과 최근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 및 대우자동차 부도처리에 따른 협력 중소기업의 애로 해결을 위해 자금지원대책을 최우선적으로 마련한 점에서도 중소기업과 자금간에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기업이 동원해야 할 인력, 시설, 원.부자재, 기술, 마케팅 등의 제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금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원론적 이유와 더불어 장.단기의 자금유동성 관리는 기업의 생존여부와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금융시장이 성장과 안정을 지속하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

정부는 경제정책의 최우선과제인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금융기관에 단기적인 영리목적 이상의 역할을 주문해 왔다.

아직도 많은 해결과제가 산적해 있긴 하지만 중소기업 젖줄로서 금융기관의 역할은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나름대로 평가하고 싶다.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대출규모도 꾸준히 확대되는 등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여건은 그동안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뤘다.

우리 경제가 겪었던 신용경색현상을 대기업 위주의 금융에서 기업의 수익성과 미래의 성장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는데 따라 발생한 과도기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견해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도 많이 향상되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 평가아래 정부는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지난 한햇동안 우수 중소기업의 발굴과 지원, 신용대출 및 저리의 자금공급 확대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지지기반이 돼온 금융기관과 금융인 여러분께 감사와 격려를 전하는 뜻에서 "중소기업 금융지원상"을 마련했다.

21세기에는 중소기업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새로운 경제사회구조가 정착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의지와 더불어 금융부문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꾸준히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따라서 올 한해 보여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의 성과는 한 세기의 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앞으로 정부의 중소기업 금융지원시책은 중소기업의 주된 자금원인 금융자금의 가용성을 제고해 나가는데 그 초점을 맞출 것이다.

금융제도 및 관행을 꾸준히 개선하고 자금조달 경로를 다양화하는 한편 금융기법의 선진화를 유도하는데 주력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는 경영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특히 정부의 정책자금은 창업, 기술력 향상, 수출 확대 등 특정한 전략적 지원분야와 기업의 연쇄부도 방지 등 금융기능의 보완이 필요한 부문에 집중될 것이다.

또한 신용보증 지원은 보증기관간 전문화, 지역신용보증기능의 발전 등을 통해 금융자금을 활용하는 중소기업의 폭을 더욱 확대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같이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자금지원을 점차 축소하고 금융시장의 자율적인 기능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금의 흐름이 조율될 수 있는 여건조성에 우선할 것이다.

그러므로 금융부문의 역할 제고가 정책 성패의 관건이 됨은 자명하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기관도 중소기업의 변화하는 경영여건에 적합한 새로운 금융상품의 개발과 개선 등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뒷받침이 중소기업에는 스스로의 성장과정을 지속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될 것이다.

물론 이와 더불어 정부는 중소기업이 회계투명성을 높이고 차입위주의 경영방식을 개선하는 등 금융수요자로서의 적합한 기반을 갖추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다.

우리 경제여건의 불확실성과 대외적 경제 환경의 악화요인이 가시지 않은 어려운 여건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올 한햇동안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기업의 성장과 경제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신 금융기관 종사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이번 중소기업 금융지원상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금융부문의 역할이 21세기 중소기업 시대의 정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