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가까워오면서 ''주가 관리''가 대기업들의 최우선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주가가 기업 가치와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중요 잣대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연말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투자설명회(IR)를 상시화하고 전문 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등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홈페이지에 IR 코너를 개설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자사주의 추가 매입과 소각 등을 검토하거나 미국 나스닥 등 선진 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도 있다.

◆삼성=삼성전자는 최근 자금팀 주우식 상무를 팀장으로 하는 IR팀을 발족시켰다.

이 회사는 외국인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해외 IR를 강화하는 데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내년중 나스닥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윤종용 부회장 등 CEO들은 지난 10월 국내 투자설명회에 나선 데 이어 내년에는 해외 IR를 갖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삼성전기 이형도 사장은 개인 홈페이지의 ''팬 클럽''코너에 보내온 소액투자자들의 질문에 직접 응답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이해규 사장은 그때 그때의 회사 실적을 담은 IR소식지를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들에게 발송하고 있다.

◆LG=최근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자 구조조정 성과 및 지주회사로의 전환 계획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최고경영자들이 ''해명''에 직접 나섰다.

LG전자는 9월 말 현재 2백84%인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2백%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재무개선 방안으로 △5천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 발행(임시주총 12월9일 예정) △보유중인 비(非)전자 계열사의 주식 매각 △외자유치 등을 통한 부채비율 대폭 감축 등의 계획을 밝혔다.

LG텔레콤은 일부 보도와 달리 2대 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BT)이 철수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적이 없으며,오히려 BT와 협의를 거쳐 5천억원을 증자할 방침임을 적극 알리고 있다.

◆SK=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투자자 위주로 개편,분기별 실적 등 사업 내용을 자세히 알리고 있다.

계열사들은 이달 말부터 일제히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나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갖고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설명할 계획이다.

SK는 생명공학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홍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펀드매니저등을 대상으로 IR미팅을 매일 갖고 있다.

◆포항제철=최근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 아래 국내외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IR를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0,11일 이틀동안 철강 분야의 증권 애널리스트 10명과 펀드매니저 19명을 초청,조찬 간담회를 갖고 회사 상황을 설명했다.

내년 2월께 유상부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해외 IR 행사를 미국에서 열 예정이다.

◆기타 그룹=한화그룹은 전계열사 흑자 경영을 기치로 내걸고 주가 관리에 힘쓰고 있다.

특히 사업구성상 4·4분기 수익이 크게 늘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화는 IR 차원에서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과 연 10회에 걸쳐 CEO 미팅을 갖고 있다.

두산은 최근 IR 홈페이지를 완성,조만간 투자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식음료담당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해 익산의 바이오공장을 비롯한 전국 20여개 사업장을 시찰토록 할 계획이다.

박주병·정구학·이익원 기자 bj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