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들이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를 반대하며 시위를 벌입니다''

서울 강동구청이 어린이들에게 배포한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 안내책자의 구절이다.

음식물쓰레기가 없어져 쥐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게 되자 피켓시위를 벌이게 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강동구청 관내에서는 악취를 풍기며 쥐를 불러들이는 쓰레기봉투를 발견하기가 어렵다.

지난 5월부터 모든 가정과 식당 등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분리해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만 해도 하루 평균 15t에 불과했던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량이 10월에 90t으로 증가한 게 그 증거다.

그만큼 일반 쓰레기에 섞여 매립되는 음식물쓰레기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강동구에서는 거의 모든 가정이 음식물쓰레기를 전용봉투에 담아 15∼30가구마다 한개씩 설치돼 있는 수거용기에 모으고 있다.

아파트와 연립주택에는 별도의 용기가 설치돼 있다.

강동구는 이틀에 한번씩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 처리공장으로 보낸다.

여기서 퇴비나 사료로 만든다.

음식물쓰레기를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리다가 적발되면 1회 5만원,2회 10만원,3회 2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

강동구는 지난 95년 음식물쓰레기를 없애기 위해 쓰레기소각장을 건설하려 했다.

그러나 태울 때 다이옥신이 발생한다는 주민들의 반대에 따라 퇴비·사료화 공장을 건설했다.

고덕동에 지은 공장에서는 하루 30t의 음식물쓰레기를 재처리 한다.

이어 민간자본을 유치해 하루 1백50t의 음식물쓰레기를 사료화할 수 있는 공장을 추가로 지어 17일 준공식을 갖는다.

강동구는 관내에서 나오는 물량을 처리하고 남아 다른 구의 음식물쓰레기까지 처리해 수입을 올리고 있다.

현재 강남 서초 광진 성동 용산 종로 노원 중랑 등 8개 구청이 분리수거한 음식물쓰레기를 강동구로 보내고 있다.

구민들의 적극적인 음식물쓰레기 분리 배출과 재활용은 구의 재정을 살찌우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1t을 수도권매립지에 보낼 경우 반입비와 조성부담금 등으로 3만4천원,운반비 4천8백원 등이 들어간다.

공장이 만들어져 이제는 연간 약 12억원의 처리비를 줄이고 있다.

여기에다 생산한 퇴비와 사료를 판매해 연간 5천만원 정도의 수익도 올리고 있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