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은 ''민주당은 조선노동당 2중대''란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의 돌출 발언으로 초반부터 정회소동을 겪는 진통을 겪었다.

발언 직후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김 의원의 사과와 당차원의 사과,김 의원의 출당"을 요구하며 강력대응에 나섰다.

한나라당도 김 의원에게 속기록을 삭제하고 사과하라고 설득했으나 김 의원이 "절대 할 수 없다"고 버텨 오후 회의가 제때 열리지 못하는 등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날 4번째 질문자로 단상에 오른 김 의원은 "민주당이 당의 정강정책까지 바꾸면서 국가보안법을 개정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며 "보안법 개정이 가져올 미래 상황에 대한 염려나 고민은 전혀 없이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식의 개정추진은 결국 김정일이 자신의 통일전선 전략을 남한내에 구현하는데 집권여당이 앞장서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이러니까 사회일각에서 민주당이 조선노동당 2중대라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의원들은 즉시 "미친 사람 아니냐","영웅이 되려고 그러느냐","사과하라"고 고함을 지르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김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보법 개정은 폐지를 의미하는 것이며,남한 사회를 통째로 김정일에게 갖다 바치는 통일전선전략의 단초가 될 것"이라며 "그만 정신을 차리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 의원의 발언이 끝난후 민주당 천정배 수석부총무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며 거세게 항의하자,이만섭 국회의장은 "김 의원 질문의 충정과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지만,민주당을 조선노동당 2중대 운운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치다"면서 "속기록 삭제문제를 정창화 총무와 상의하라"고 중재를 시도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이를 거부했고,여당 의석의 고성이 더욱 커지자 이 의장은 "아무리 의원이라도 남의 당을 조선노동당 2중대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질책한후 서둘러 정회를 선포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