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기 대통령 당선자는 언제쯤 확정될까.

일단 플로리다주의 부재자 투표용지 접수가 마감되는 오는 17일까지는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해외 부재자 투표결과를 포함한 플로리다주의 재개표 결과가 나오는 18일 이후에도 당선자가 바로 확정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민주당이나 공화당에서 플로리다주 이외 다른 주에 대해서도 재검표를 요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다 민주당은 플로리다에서 패배하면 소송에 들어갈 태세이기 때문이다.

◆ 플로리다에서 부시가 최종 승리할 경우 =재검표에서도 부시가 승리한 것으로 나올 경우 민주당은 팜비치카운티의 투표용지 도안 문제와 흑인 밀집지역의 투표방해 행위, 개봉되지 않은 투표함 문제 등에 대해 재투표와 선거부정을 다투는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물론 민주당이 소송을 제기해도 플로리다를 포함한 모든 주의 투표결과를 종합한 결과 부시가 이긴 것으로 공식 확인되면 선거당국은 부시를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약 대통령 취임 후 판결이 나와 재투표를 실시하고 그 결과 대통령이 뒤바뀌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 당선자를 확정발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판결이 나올 때까지 당선자는 확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은 신속 절차를 적용, 올해안에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재판에서 민주당이 패소하면 부시가 당선자로 확정되나 민주당이 승소하면 수작업으로 다시 재검표하는 방안 등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

법원이 만약 재선거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릴 경우 대통령 당선자는 올해안에 확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

◆ 플로리다에서 고어가 승리할 경우 =선거인단 수에서 고어가 과반수를 얻게돼 일단 대통령 당선자가 된다.

그러나 이 경우 공화당은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위스콘신 아이오와 등 다른 주에 대해서도 재검표를 요구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들주에서 재검표를 실시할 수 있는 요건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공화당이 법원에 재검표를 요구하는 소송 등을 제출하는 방안도 가정해 볼 수 있다.

다만 이 2개 주에서는 1차 개표결과 고어가 모두 승리한 것으로 나타나 재검표를 해도 부시가 선거 결과를 뒤집기는 어렵다.

만약 2개주 재검표 결과 모두 부시가 이긴 것으로 바뀔 경우에는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오리건주의 결과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 연말까지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플로리다 재검표 결과에 관계없이 양당이 모두 불복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내년 1월20일로 예정된 제43대 대통령 취임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1월20일 전에 당선자가 확정되지 못하면 하원에서 다수결로 당선자를 결정하는데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인 만큼 부시가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 최악의 경우 내년 취임일까지 대통령이 확정되지 않으면 대통령-부통령(상원의장)-하원의장으로 이어지는 권력순위에 따라 하원의장이 대통령대행이 될 수 있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