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펠튼 맥킨지 서울사무소 대표는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초청 최고경영자 조찬 간담회에서 "한국 경제가 정체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경제 위기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과감한 경영진 교체 등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다음 4대 필수 개혁과제들을 완수하지 못하고있다고 진단하고 그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비핵심분야를 도려내지 않고 있다=한국기업들의 자회사 수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3년전이나 지금이나 참여사업 분야는 거의 동일하다.

이는 핵심역량집중 투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수익성 개선이 안되고 있다=기업부문 전체적으로 여전히 자본비용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국내 노동 생산성도 미국에 비해 저하되고 있다.

상당수 한국 상장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은 기준 수준보다 낮으며 심지어 S&P의 정크본드 등급보다도 낮다.

◆성과 중심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실패했다=몇몇 기업들이 성과관리시스템을 도입 시행하고 있지만 강력한 인센티브 중심의 관리문화를 진정으로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독립 이사회중심의 지배구조를 정착시키는데도 실패했다=기업들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있다고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최고경영자와 정치적·경제적·개인적 연계가 없는 적절한 이사진을 구성하는데 실패했다.

한국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국면을 빨리 돌파하지 못하면 또다시 파탄을 맞을 수 있다.

일본처럼 ''사라진 10년''으로 일컬어지는 ''제로 GDP 성장''이 초래될 수 있다.

진정으로 개혁을 추구하지 않을 경우 위기와 불안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멕시코에서와 같은 운명을 맞을 수도 있다.

◆개혁에 성공하려면=현재의 난국을 극복하기란 3년전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다.

3년전엔 개혁 추진에 대한 경제적 및 사회적 환경이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유가는 급등했다.

노동자들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으며 개혁에 대해 저항이 훨씬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다음 네가지를 해야 한다.

첫째,기업내부에 문제를 확실하게 인식시키고 정체된 조직에 강력한 변화의지를 단숨에 심기위해 경영진 전면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둘째,지출을 전면 동결해 현금 흐름을 최대한 키우고 재고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

또 모든 비핵심 간접비를 절감하고 외국인 자금을 유치할 방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

셋째,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잠재력이 없는 사업 부문은 과감하게 철수,매각 통합해야 한다.

동시에 핵심 사업에 주력,회사가치를 극대화해야한다.

넷째,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기업 지배구조를 구축해 건전한 자본구조를 형성,주주들의 신뢰를 획득해야 한다.

이 네 가지 과제를 이루는 데 핵심성공요인은 조직내부에 변화를 이루겠다는 사고방식을 확립하는 것이다.

한국기업들은 과거 여러 사업 분야에 참여했다가 현재 두개 분야에만 주력하고 있는 핀란드''노키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