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업은 우리나라 기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통한다.

장치산업인 발전설비부문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담수설비 부문에서는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한중은 그러나 최근 자존심이 크게 상해 있다.

지난 25일 신규 상장됐지만 주가가 공모가(5천원) 밑을 헤매는 수모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한중은 거래시작 불과 3일만에 3백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키로 결의하는 드문 사례를 남겼다.

증권업계는 내재가치만으로 생각한다면 한중 주가는 공모가를 웃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주식 유통물량도 많지 않은 편이어서 수급측면도 괜찮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액면가를 밑도는 것은 최근 증시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데다 다른 상장종목들도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진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단기적으로 볼 때 한중 주가가 상승세로 반전하기는 쉽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증권 전문가들은 한중이 △경기에 민감한 수주산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고 △한국전력에 대한 영업의존도가 높아 실적의 기복이 크다는 점 △아직 해외시장에서의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 등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한중의 실적과 관련, 세종증권은 올해보다는 내년이후 큰 폭으로 호전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증권사는 한중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4% 늘어난 2조3천억원 수준,영업이익은 9.7% 감소한 8백62억원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2001년 매출액은 올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3조원선,영업이익은 54% 늘어난 1천3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중 주가의 향방을 가늠키 위해서는 민영화작업의 진행과정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대우증권 이종승 연구위원은 "한중의 민영화는 경영투명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키면서 주가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체결 여부도 주시할 대목이다.

한화증권 고민제 연구원은 "한중은 현재 미국의 GE 등 해외 선진업체와 전략적 제휴 체결을 추진중"이라며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주가 전망은 매우 밝다"고 분석했다.

배근호 기자 bae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