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최대 기업의 자리에 오르게 될 할인점 체인 월마트.

세계 어느 곳이든 ''유통혁명''의 돌풍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월마트가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점을 연 이후 1년4개월 만에 한국에서 여섯번째 매장인 대구점을 27일 개장한다.

지난 98년10월 마크로의 4개점을 인수,한국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2년동안 겨우 2개 점포를 늘리는데 그친 셈이다.

처음 국내에 들어올 때 유통업체들이 받은 ''쇼크''를 감안하면 분명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할인점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토종'' E마트는 10월 현재 점포가 27개로 늘어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22%선에서 25%대로 높아졌으며 롯데마그넷도 올들어서만 8개 점포를 새로 열어 16개로 늘렸다.

또 외국계인 까르푸가 올해 매장을 8개나 늘려 점포수를 19개로 확충했다.

월마트는 점포확대 경쟁에서 지고 있을뿐 아니라 영업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년째 적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매출은 올해 5천억원선으로 홈플러스의 6천억원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마트가 유독 한국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월마트의 부진을 세가지 관점에서 지적하고 있다.

첫째 경쟁사들이 ''한국형 할인점''을 컨셉트로 내걸고 백화점 수준의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반해 월마트는 미국식 ''창고형 할인점''을 고집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공산품 판매에 주력함으로써 할인점에서 신선식품을 많이 찾는 한국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셋째 아직은 현지화에 적응이 덜 됐다는 얘기가 많다.

상품 기획이나 구매,매장관리 등 대부분의 핵심 부문을 외국인이 장악해 시장 상황을 잘 아는 내국인의 의견이 제대로 수용되지 않을뿐 아니라 소비자의 니즈도 바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에 대해 월마트측은 아직 느긋한 표정이다.

이제 시장 진입 초기로 지금부터 본격적인 확장 전략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월마트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몇곳의 부지를 확보한 상태로 내년에는 놀랄만한 수준으로 매장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