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 사건''으로 유일반도체가 지난해 6월 발행한 30억원 규모의 사모BW(신주인수권부 사채)가 뒤늦게 도마위에 올랐다.

유일반도체의 BW는 전환가격이 주당 2만원(액면가 5천원기준)으로 발행당시 주가(10만원선)의 5분의1에 불과하다.

그때만 해도 코스닥기업은 BW행사가격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었다.

또 만기가 50년으로 엄청 길고 표면금리도 7%로 BW로서는 파격적이었다.

50년만기의 디스카운트 효과를 따져보면 액면 30억원짜리 BW를 실제로는 1억1백만원에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이 BW를 매입한 사람에게 1억1백만원에 10만원짜리 주식 15만주를 사서 팔아 엄청난 차익을 올릴 수 있는 권리를 제공했다는 얘기다.

물론 시세차익은 실제 BW를 주식으로 전환해 시장에 매각하는 경우에 생긴다.

세종증권이 지난해 6월 이같은 방식의 BW 발행계획을 공시,증권업계에 화제를 뿌린 적이 있는데 유일반도체도 이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세종증권은 공모로 발행한데 비해 유일반도체는 사모로 김용환씨에게 30억원어치를 모두 인수시켰다는 것.또 세종증권이 당시 금감원의 조사를 받은데 비해 유일반도체는 BW발행 사실을 사업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금감원 주장) 올 2월께 조사를 받았다.

유일반도체 BW에서 또하나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전량 김용환씨가 인수한 30억원어치의 BW중 26억8천만원어치가 장성환 사장의 수중으로 들어갔다는 점이다.

현재 전환가격이 주당 1백60원(액면분할?증자로 조정) 인데 비해 24일 주가는 3백50원으로 장 사장은 30억원 안팎의 평가차익을 올리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