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증시부양 조치의 일환으로 주식투자를 늘리면서 한국투신 대한투신 현대투신 등 기존 대형 3투신사에 주식투자 자금을 맡기지 않기로 결정해 충격을 주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3투신사의 과거 주식운용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체신보험기금 등도 위탁운용사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23일 장길훈 국민연금 투자전략팀장은 "심사중인 11개 위탁운용사 가운데 25일 6개 운용사를 최종 결정해 주식투자 자금을 맡기기로 했다"며 "대우채부실,주식운용실적 부진탓에 기본적으로 한국투신 대한투신 현대투신운용은 배제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장 팀장은 "국민들이 낸 소중한 돈을 운용해야 하는 만큼 과거 운용실적이 좋은 회사를 골라 위탁운용할 것"이라며 "현재 위탁운용사 선정위원회가 과거 2년치 운용실적과 재무상태 등을 토대로 정밀한 심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가 결정되면 1차적으로 3천억원 정도를 투입해 주식을 사들일 예정이다.

이후 시장상황을 봐가며 연말까지 3천8백억원을 추가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위탁운용 대상에서 한국 대한 현대투신운용이 배제됨에 따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체신보험기금의 위탁운용사 결정 과정에서도 신설 투신운용사들이 혜택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같은 국민연금의 결정에 대해 대형 3투신사는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대형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운용실적이 부진하기는 신설 투신사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에 도토리 키재기식 선정기준에 불과하다"며 "운용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중소형 신설 투신사에 자금을 맡기는 것이야말로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1차에서는 탈락했지만 2차에서는 자금을 위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