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부문 시장이 기간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이 주도하는 ''2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중·하위권 업체들은 가입자 수에서 선두그룹과 격차가 커지자 대규모 투자를 중단하거나 사업 양도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9월말 현재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2백62만6천여 명으로 4월말의 82만4천여 명에 비해 다섯달만에 3배로 늘었다.

이 가운데 한국통신이 1백5만6천여명,하나로통신이 73만9천여 명을 차지,각각 40%와 28%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두 회사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속해 연내 가입자 수를 각각 1백80만 명과 1백20만 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은 기존 ADSL보다 전송 속도가 2∼10배나 빠른 차세대 초고속인터넷 VDSL 시범 서비스도 경쟁적으로 실시하며 선두권 굳히기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98년 맨 먼저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던 두루넷은 올 상반기 중 대대적으로 투자해 작년말 약 1만6천명에 그쳤던 가입자 수를 57만여 명으로 늘리며 선두그룹을 뒤쫓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더이상의 투자를 자제하며 수익성 개선을 모색하는 한편 코리아닷컴(www.korea.com)을 통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드림라인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를 늘리기보다 드림X(www.dreamx.com)를 통한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에 치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9월말 현재 가입자수 15만여 명을 확보,4위를 달리고 있으나 투자 수익이 불확실하다고 보고 최근 초고속인터넷사업 매각을 시도했다.

그러나 협상 상대인 하나로통신이 인수 의사가 없다고 거부해 고심 중이다.

데이콤도 초고속인터넷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초고속인터넷 보라홈넷 가입자로 6만∼7만명을 확보하고 있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투자한 만큼 수익을 올리기가 어렵다고 판단,하나로통신과 사업 매각을 협의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업계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시장선점 경쟁이 과열돼 어느 사업자도 이익을 낼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업 구도가 강자 위주로 재편되고 업체당 가입자 수가 2백50만∼3백만명에 달하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