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소식이 13일 전해지자 정부 각 부처와 국회 등에선 "국민적 경사"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이한동 총리는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직접 청와대를 방문, 김 대통령에게 축하인사를 했다.

3박4일의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한 이 총리는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TV로 생중계된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상황을 지켜 보다가 김 대통령에게 직접 축하인사를 해야겠다며 청와대를 방문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총리는 이날 오전부터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예감했던 것 같았다"면서 "오늘 아침 간부회의에서 이 총리가 "북.미간에 미국 대통령의 방북이 합의되는 등 여러가지 정황과 조짐으로 볼때 김 대통령이 꼭 노벨상을 탈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택석 총리 비서실장 등 총리실 간부들은 중앙청사 인근의 한 식당에서 예정에 없던 "축하 소주파티"를 갖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정부가 너무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면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의미가 퇴색할 수도 있다"면서 부작용을 경계하기도 했다.

<>.통일부도 환영분위기 일색이었다.

집무실에서 김 대통령의 수상소식을 TV로 시청한 박재규 장관은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민주화를 위한 오랜 노력에 대한 국제적 평가이자 취임 이후 추구해 온 대북 화해.협력정책과 남북공동선언에 대한 전 세계의 지지로 생각한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 장관은 이어 "김 대통령의 개인적 영예를 넘어 정부의 대북정책과 남북공동선언을 지지해 온 우리 국민들이 함께 나눠야 할 영예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이번 수상에 대북 포용정책이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면 다행"이라며 "남북간의 화해.협력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이 제대로 착근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이번 수상이 향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등 한반도 평화정착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빈 장관은 "이번 수상은 대통령 개인의 영광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 평화를 구현하려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복음"이라면서 "김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을 위해 평생 가시밭길을 걸어오면서 헌신해 온데 대한 국제사회의 인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반도에서의 화해와 협력의 기반이 더욱 다져지기를 바라며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김 대통령의 열정이 민주주의를 더한층 신장시키고 세계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이번 수상이 김 대통령 개인은 물론 국민과 국가 전체의 영광이라는 판단 아래 각 재외공관에 김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설명하는 전문을 발송키로 했다.

외교부는 또 김 대통령이 시상식 참여를 위해 노르웨이를 방문하는데 따른 준비작업에도 즉각 착수했다.

<>.이만섭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 직원들과 정기국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한 각 부처 공무원들도 환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 의장은 수상소식이 전해지자 "온 국민과 더불어 환영하고 축하를 드린다"면서 "역사상 가장 권위있고 명성있는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김 대통령 개인의 영예이자 국가적 경사"라고 축하했다.

이 의장은 이어 "노벨평화상 수상이 한반도 평화정착과 민족화합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거듭 수상의 의미를 강조하고 난 화분을 축하선물로 보냈다.

또 국회 재경위와 산자위는 이날 수상발표 시간인 오후 6시를 전후해 서둘러 산회를 했고, 결산 및 예비비 심사를 위해 국회에 출석한 각 부처 공무원들도 답변준비를 하는 동안 TV 앞에 모여 수상 발표를 지켜봤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