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유행패션은 와인색과 황금빛을 띤 복고풍이래요.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옛날 옷을 몽땅 걸치고 나오면 최고의 멋쟁이가 될 거예요"

지난 3일부터 케이블TV 룩TV의 ''패션씨네''(금 오후 5시)의 진행을 맡고 있는 최윤영(23)씨.

패션전문채널의 MC라며 귀동냥으로 들은 올 가을 유행패션을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들려준다.

정작 그가 진행하는 ''패션씨네''는 의상을 통해 영화 속에 담긴 시대상을 소개하는 영화 프로그램이다.

"영화를 워낙 좋아해 제의가 들어오자마자 흔쾌히 받아들였어요.

게다가 다른 영화프로그램과는 색다른 포맷인 점도 끌렸어요"

친구들과 영화모임까지 만들 정도로 영화광인 그는 최근에 ''공동경비구역(JSA)''을 두번이나 봤다.

"마지막 흑백 스틸사진 장면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어요.

카메라가 주인공들의 얼굴을 한 명씩 훑고 지나갈 때는 제 몸 안에서 감동이 번져가는 느낌이었어요"

케이블TV와 지상파 방송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대표적 차세대 전문 MC로 꼽히는 기대주다.

또박또박한 말투와 지적인 외모는 톡톡 튀는 게 유행인 요즘 방송가에서 눈에 띄는 강점이다.

KBS 2TV ''생방송 오늘-토요특집''과 ''TV내무반 신고합니다'',SBS의 ''금요컬처클럽''과 ''접속!무비월드''등 MC를 맡고 있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만도 4개다.

"신은경 언니의 ''9시 뉴스를 기다리며''를 읽고 난 후 아나운서를 꿈꿨는데 방송을 할수록 제게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MC가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아침프로그램 ''생방송 오늘''을 시작하면서부터는 MC의 재미를 새록새록 느끼고 있다.

"아침 프로는 아줌마들이나 보는 줄 알았는데 직접 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요.

함께 진행하는 왕종근 선배로부터 MC가 무엇인지 배우는 것도 많고요.

이제는 생방송 프로그램이 가장 편안할 정도예요"

MC를 맡고 있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은 데다 요즘에는 졸업논문 때문에 더욱 정신이 없다.

서울대 영어교육과 4학년에 재학중인 그의 졸업논문 주제는 ''커뮤니케이션 위주의 교실수업''.

지난 5월 서울사대 부속중으로 교생 실습을 나갔다 열악한 영어교육환경을 직접 보면서 느낀 문제점에 대한 개선내용을 담아볼 생각이다.

방송활동을 하는 대학생들은 수업 빼먹는 일이 다반사라 학점이 궁금했다.

"수업은 될수록 안 빠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덕분에 학점도 3점대를 살짝 넘겼죠"

졸업을 앞두고 교사와 방송인 사이에서 적지 않게 고민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는 목표가 명확해졌단다.

"황현정 언니처럼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든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듣는 전문 MC에 도전해 볼 생각이에요"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