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멋을 내고 싶은 계절,가을이다.

한동안 멀리했던 스웨터와 점퍼를 꺼내 입으면서 요즘 유행한다는 트위드 재킷이나 헤링본 문양 카디건을 입어보면 어떨까 상상하게 된다.

또 아직 트렌츠코트가 없는 남성은 이번 가을 유행을 핑게삼아 한 벌 장만할까 생각하기도 한다.

패션 전문가들은 쇼핑하기 전 유행의 발신지에서 전해온 추동 남성복 유행경향을 다시 한번 체크해 볼 것을 권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와 프랑스 파리는 여성복 컬렉션뿐만 아니라 남성복 패션페어로도 유명하다.

구치 루이비통 프라다 등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들이 참여해 첨단 트렌드를 선보이는 두 도시의 컬렉션을 되돌아본다.


<>밀라노 남성복 컬렉션

20세기 말 남성복 트렌드를 이끌었던 기능성을 강조한 옷(Utility Wear)이 사라진 대신 영국풍의 고전적인 이미지가 부각됐다.

자유분방하다못해 과격하기까지 했던 미국식 스타일도 자취를 감췄다.

여성복과 마찬가지로 트위드 등 각종 체크와 트렌치코트,승마바지 등 영국 전통 스타일이 무대 위를 장식했다.

정장은 다시 몸매를 강조한다.

바지 폭이 20cm가 채 안되는 좁고 가느다란 실루엣을 그리고 있으며 V존은 좀더 높아졌다.

저지와 니트 등 부드럽게 몸에 붙는 소재도 디자이너들의 사랑을 받았다.

재킷과 바지에 조끼를 더한 스리피스와 더블 단추 등도 오랜만에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각종 체크를 자유롭게 응용한 무늬가 눈길을 끈다.

샤넬 체크라고도 불리는 트위드(스코틀랜드 트위드강물에서 유래)와 헤링본(청어의 뼈 모양),하운즈 투스(사냥개의 이빨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등 다양한 체크와 웨일즈,글렌 등 타탄 문양이 주요 소재로 떠올랐다.

하운즈 투스와 헤링본의 크기와 색깔이 다채로워졌고 크기도 훨씬 커졌다.

컬러는 베이지에서 브라운까지.여기에 포도주색 퍼플 등 보라색 계열과 그린과 카키 등 녹색계열,오렌지와 빨강 등 난색계열이 강조색으로 쓰였다.

트렌치 코트가 유례없이 무대에 많이 오른 것도 밀라노 컬렉션의 특징이다.

캘빈클라인 프라다 구치 등은 전통적인 면 개버딘 소재부터 부드러운 양가죽과 모피 등으로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느낌의 트렌치 코트를 선보였다.


<>파리 남성복 컬렉션

한껏 격식차린 정장 스타일이 주류를 이룬다.

캐주얼하면서 기능성을 앞세운 테크노 패션이 주춤하고 옛날 옷감으로 만든 점잖은 옷이 파리 남성복 컬렉션을 지배했다.

홈스펀 헤링본 등 80년대풍 소재와 타탄에 타탄을 어울린 콤비네이션,코듀로이의 재등장 등이 밀라노에서 보여준 남성복과 비슷하다.

하지만 파리 컬렉션이 내놓은 남성복은 밀라노보다 재미 있다.

밀라노가 간결하게 딱 떨어지는 스타일을 고집한 반면 파리는 여러가지 천을 덧대어 만든 패치워크와 여러 겹을 겹쳐 입은 레이어드룩 등 재미와 실험을 더한 디자인을 내놓았다.

컬러는 브라운이 단연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핑크 오렌지 와인 등도 중심컬러로 자리잡았다.

카키 베이지 퍼플 등이 함께 어울려 약간 거친듯 하면서도 정감어린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밀라노가 슬림한 라인의 재킷을 주로 선보였다면 파리의 재킷은 좀더 남성적이고 직선적이다.

재킷 어깨가 딱딱하게 각이 진데다 길이도 짧아졌다.

바지폭은 좁거나 아주 넓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했다.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듬성듬성하게 짜여진 스웨터가 여성복에 이어 남성들에게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파리컬렉션에서 많이 선보인 올이 굵은 스웨터와 같은 느낌의 머플러의 매치가 올 가을 가장 감각적인 남성패션 스타일로 떠오르고 있다.

이밖에 저지팬츠 트렌치코트 블루종 등이 무대에 등장해 각광을 받았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