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9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현안을 처리한 후 야당의 조속한 등원을 촉구했으나 한나라당은 대구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갖고 대여 공세를 계속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의 대구 장외집회를 강력히 성토하면서 비교섭단체 의원들과 함께 단독 국회를 강행, 동티모르 파병 연장 동의안을 처리했다.

또 자당 소속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보건복지위원회 간담회도 열어 의약분업 및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과 관련한 쟁점 현안을 점검하는 등 정국정상화 의지를 과시했다.

서영훈 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이 대구에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민심을 선동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정균환 원내총무도 "1백33석의 의석을 가진 제1당 한나라당이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국회를 외면하고 장외집회를 하는데 대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대구 두류공원에서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김대중 독재정권 범국민 규탄대회''를 강행했다.

이회창 총재는 "피와 땀으로 일으켜 세운 경제가 무능한 정권의 엉터리 정책 때문에 또다시 심각한 위기에 빠지고 있다"며 "더 망하기 전에 오만하고 무능한 정권이 정신이 번쩍 들도록 혼을 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어 "경제정책 책임자를 처벌하고 공적자금 문제에 대한 사과 및 책임자 처벌을 국민의 권리로서 명령한다"며 "특히 정부는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고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총재는 "김대중 대통령은 눈과 귀가 멀어 ''외로운 대통령''이 되었다"고 지적한 뒤 △날치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부정선거 축소은폐 국정조사 실시 △한빛은행 사건 특검제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이에 앞서 강재섭 부총재, 정창화 원내총무, 이상배 의원 등은 규탄사를 통해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씨의 3김정치도 지긋지긋한데 김 대통령은 김정일의 눈치까지 보는 ''4김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회가 끝난 뒤 이 총재를 비롯한 대회 참석자들은 행사장에서 남구 명덕교차로까지 4㎞ 구간에서 ''대구경제 다죽이고, 경제개혁 웬말인가'' ''국정파탄 DJ정권, 국민들이 심판하자''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며 1시간 동안 가두행진을 했다.

대구=김형배.김미리 기자 khb@hankyung.com